1. Donna Lee
2. Come On, Come Over
3. Continuum
4. Kuru/speak Like A Child
5. Portrait Of Tracy
6. Opus Pocus
7. Okonkole Y Trompa
8. (used To Be A) Cha-cha
9. Forgotten Love
10. (used To Be A) Cha-cha (previously Unreleased)
11. /4 Jam (previously Unreleased) 

 

 일렉트릭 베이스의 영원한 히어로, 자코 패스토리우스의 데뷔작

가장 센세이션한 데뷔 앨범을 고르라면 록음악에서는 지미 핸드릭스 익스피어리언스의 [Are You Experienced?](67)와 레드 제플린의 1집 [Led Zeppelin](69) 정도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재즈는 다른 장르에 비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야 하는 음악이기 때문에 연륜이 짧은 신인의 데뷔작이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드물다. 웨더 리포트나 마하비니쉬 오케스트라, 그리고 포플레이 같이 이미 이름을 널리 알린 연주자들이 의기투합하여 밴드를 결성하여 데뷔하는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데뷔 앨범이 명반 대열에 오르는 것은 매우 어렵다. 지미 핸드릭스, 레드 제플린, 킹 크림슨, 핑크 플로이드 같이 데뷔 앨범이 인정을 받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동시대의 음악인보다 앞선 음악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대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타고 나야하고, 후배 연주자에게 모범답안이자 극복의 대상이 되는 연주력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가슴 속의 뜨거운 열정이 식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들이 데뷔 전에 완벽하게 몸에 배어 있어야 데뷔작이 명반이 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천재가 아니고서는 어려운 일인데 재즈에서는 70년대 이후 이 조건을 갖춘 연주자는 장담하건데 자코 패스토리우스 외에는 아무도 없다. 음을 구분하는 플랫이 없는 플랫리스 베이스로 몽환적인 톤을 만들어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플레이를 선보여 평생을 두고도 올라가기 힘든 꼭지점에 데뷔와 함께 단번에 올라선 것이다. 간혹 환상적인 하모닉스와 현란한 속주를 동반한 테크니션으로만 한정을 짓는 경향이 있기도 하지만 그의 뛰어난 스윙감과 작곡 솜씨는 분명 에너지 그 자체이고, 천재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평론가들이 비밥의 파이어니어 찰리 파커 이후 재즈사를 다시 쓰게 한 인물로 자코 패스토리우스를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