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ame Mia Volta Sto Feggari
2. Pai Efige To Treno
3. Tahidromos Pethane
4. Kir-antonis
5. To Tragoudi Tis Evridikis
6. Hartino To Feggaraki
7. Kapou Iparhi I Agapi Mou
8. Itan Kamari Tis Avgis
9. To Mantolino
10. To Pelago Ine Vathi
11. Epilogos(instrumental)
12. Pou To Pane To Pedi

"젊은 우체부가 죽었습니다. 그의 나이 이제 겨우 열일곱인데... 모든 것이 끝나버렸습니다... 이제 더 이상 사랑은 여행을 떠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전달해줄 사람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매일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가지고 찾아왔던 그가... 이제 자유롭고 행복한 한 마리의 새처럼 파란 하늘의 품 속에 있습니다...
-3번 트랙 [o Taxyapomoe Neoane(젊은 우체부의 죽음)]중
그리스 음반회사와의 줄다리기 협상에 1년, 마노스 하지타키스의 상속인을 찾는데 1년, 그리고 최종적인 계약과 저작권 협회와의 인증절차 등에 1년, 시완에서 이 앨범을 발매하는 데는 총 3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많이 팔릴 것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정성을 들였던 것은 분명 아닌 듯 하다. 베스트셀러가 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핸디캡을 갖고 있다는 것쯤은 그들도 알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월드뮤직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애호가들도 엄청나게 늘어났다지만 앨범이 발매되던 2000년 가을, 그리스 음악은 일반 대중들로부터 `그리스에도 음악이 있었나?`라는 반응 이상을 기대하기엔 무리였던 시절이었다. 단적인 예로 이 음반을 발매하기 직전에 어렵사리 발매했던 터키 여성 뮤지션 `sezen Aksu`의 [꿈의 궁전]은 발칸반도에서만 백만 장 이상 팔렸던 작품이라 시완측에서는 상당히 기대를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음반은 창고에 고스란히 쌓여서 움직일 줄 몰랐고, 제작사는 크게 낙담을 했었다.(지금 세젠 아크수의 앨범은 꾸준히 판매되는 말 그대로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올라있다.) 아무리 좋은 음악의 배급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완이라지만 손익분기점 통과마저
불투명한 상황에서 앨범을 발매하는 건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었나보다. 제작자 성시완씨가 갈등 중에 어렵사리 제작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음반 해설지에 기술하고 있는데, Sezen Aksu의 `고독의 심포니`를 들으며 북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 하고, 지하철역에서 울먹거렸다는 한 청년의 말을 떠올리고, `성공과 실패를 떠나 본작의 국내 발매는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믿고 싶다.`고 결심한다.
문자 그대로 우여곡절 끝에 발매된 이 음반은 시완에서 제작했던 수많은 앨범들 중 단연 베스트셀러에 속한다고 한다. 그래봐야 몇 만장의 수준이긴 하지만, 그리스어라는 이 무시무시한 장벽을 몇 만 명의 가슴 속에서 무너뜨렸다는 건 확실히 대단한 성취이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그만큼 음악이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기사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전설적인 그리스의 영화 음악가 마노스 하지다키스(manos Hadjidakis)의 감동적인 오리지날 선율을, 역시 그리스 여성 뮤지션으로는 최고로 평가받는 작곡가이자 키보드 연주자 레나 플라토노스(lena Platonos)의 편곡과 흐르듯 구르듯 몽롱하게 이어지는 키보드 연주, 그리고 귀기마저 느껴지는 애절한 창법에 약간 허스키하면서도 맑음을 잃지 않는 사비나 야타토우(savina Yannatou)의 보컬로 풀어내는데 어찌 대단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음반이 좋으면 대체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하지만 어떤 음반의 경우 아예 말도 하기 싫다 싶을 때가 아주 가끔 있다. 천박한 언어로 음악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손상시킬까 걱정스러울 때이다. 그럴 때는 그저 한 번 들어보십시오, 라는 말로 대신하고 싶다.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다. 물론 성시완씨가 직접 쓴 자세한 해설지가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핫트랙스 최종필

- 그리스 아테네 태생의 사비나 야나토우의 하지다키스 작품집으로 지중해의 신비로움과 순수함을 대표하는, 그러면서 주술적인 흡인력을 갖고 있는 그녀의 매력을 느낄수 있는 귀한 앨범이며 본 앨범에 실린 "젊은 우체부의 죽음"은 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