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1

1. Nightrain
2. Mr. Brownstone
3. It's So Easy
4. Welcome To The Jungle
5. Dust N' Bones
6. My Michelle
7. You're Crazy
8. Used To Love Her
9. Patience
10. It's Alright
11. November Rain

 

CD2

1. Out Ta Get Me
2. Pretty Tied Up
3. Yesterdays
4. Move To The City
5. You Could Be Mine
6. Rocket Queen
7. Sweet Child O' Mine
8. Knockin' On Heaven's Door
9. Don't Cry
10. Estranged
11. Paradise City

 

요 근래 헤비메탈 라이브 앨범 출반이 일종의 러쉬를 이루고 있다. 당장 생각나는 앨범만 해도 Metallica의 S & M, Marilyn Manson의 The Last Tour on Earth, Motely Crue의 Live : Entertainment or Death등이 있다. 그리고 여기 Guns N' Roses가 가세하고 있다. 헤비메탈 팬들에게는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Guns N' Roses의 이름을 이렇게 앨범 커버에서 다시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었다. 다른 그룹들은 90년대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던 그룹들이었지만 그들의 상황은 그렇지 못 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마지막 앨범 The Spaghetti Incident?가 1993년에 나온 이후 그들은 기나긴 침묵을 지키고 있었으니 말이다.

음악적으로, 그리고 Attitude라는 측면에서 볼 때 Guns N' Roses가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메탈의 전성시대를 이끌던 대표적인 그룹이었지만 그 당시 시대를 풍미했던 LA Metal과는 다른 그룹이었다는 사실을 별로 어렵지 않게 파악된다. 그들의 음악은 당시 차트를 주름잡던 말랑말랑한 팝 메탈과는 확실한 거리를 두고 있었던, 정통 아메리칸 하드락의 80년대의 가장 확실한 계승자였으며 무엇보다도 그 당시 락음악에서 보기 힘들었던 락 본연의 반항성을 음악으로 그리고 실생활로 구현하던 매력적인 반동 집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이 그들을 다른 수많은 그룹들과 차별화 시킬 수 있는 메리트를 제공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러한 요소들이 음악적으로 승화되지 못한 채 그들은 스스로의 함정 속에 빠져 침몰했다는 표현이 그다지 틀리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마지막 커버 앨범 The Spaghetti Incident?가 발매된지도 어느덧 6년이 지났다. 6년 사이의 락계는 참 많이도 변했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Guns N' Roses가 보여준 활동의 폭은 사실 팬들의 입장에서 볼 때 그다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룹 내부의 끊임없는 잡음은 그들이 1집 Appetite for Destruction에서의 넘쳐 흐르던 패기나 디럭스 앨범 세트였던 Use Your Illusion 1, 2에서 보여 주였던 그 무한한 음악적 지평을 결국 더 이상 펼쳐 보이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결국 Duff나 Mat은 Neurotic Outsider를 결성해서 앨범을 발표했으며 Slash, Gilby는 솔로 앨범들을 발표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그런 그들이 결국은 99년이 다 끝나 가는 시점에서 활동 재개를 시작했다. 그 활동의 일단은 영화 The End of Days의 신곡 O My God을 제공한 것과 이번 라이브 앨범의 발표로 정리될 수 있다. 결국 이번 라이브 앨범의 발표는 그들이 새로운 멤버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와 동시와 지금까지의 활동에 대한 그들 나름대로의 총정리라고 보면 된다. 새로운 출발을 위한 과거의 청산. 뭐 그런 거 말이다.

앨범의 수록곡을 보면 그들의 대표곡들이 2장의 CD에 거의 100% 다 들어가 있다. 어차피 이번 라이브 앨범은 그 동안 그들을 사랑해 준 팬들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만들어진 만큼 그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음원의 질은 곡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전체적으로 고른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1집 당시의 수록곡들의 느낌이 후반기의 곡들보다 훨씬 활기차고 젊게 들린다는 것이 개인적인 느낌이다. Axl의 보컬은 간간이 고음 부분에서 갈라지기는 하지만 그리 흠잡을 수준은 아니며 각 멤버들의 연주도 라이브임에도 불구하고 고른 음의 분배가 이루어져 있다.

이번 라이브 앨범을 들으면 80년대 후반 그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가 어쩔 수 없이 스며 나온다. 아마도 이번 앨범은 그 향수에 대한 20세기의 마지막 증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Axl, Slash, Duff, Izzy, Steven이 함께 하는 Guns N’ Roses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새로운 그들이 활동이 예전과 같은 인기를 끌 수 있을지 거기에 대한 해답은 내년 초에 발표될 새로운 앨범을 봐야 알겠지만 지금 우리는 그들의 좋았던 그 시절을 이 앨범을 들으며 아무 부담 없이 즐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