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Ne Me Quitte Pas (don`t Leave Me Now)
2. Sunday Morning St.denis
3. I Love Paris
4. Les Marquises
5. Cri Du Coeur
6. Quartier Latin
7. Marieke
8. April In Paris
9. La Chanson Des Vieux Amants
10. New Amsterdam
11. Les Poets
12. The Space In Between
13. No Regrets

 

본작은 전반부와 후반부에 수록된 곡들이 상당히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전반부는 스탠다드 팝 가수로서의 놀라운 재능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아름답고 슬픈 음악들로 후반부는 흡사 뮤지컬의 한 부분을 듣고 있는 느낌을 받게 하는 드라마틱한 구성이 돋보이는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자끄 브렐의 명곡 Ne Me Quitte Pas를 전설적인 포크 싱어송라이터 로드 맥퀸(Rod Mckuen)이 If You Go Away로 번안한 이래 이 노래를 리메이크한 영어권 뮤지션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영국 뮤지컬 배우 출신의 밥 영거가 자신의 샹송 번안 앨범의 첫곡으로 이 곡을 선택한 건 원곡의 서정성과 유명도를 고려한 자연스런 선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리메이크의 완성도는 탁월하다. 폭넓은 성량과 쓸쓸한 듯 다소 불안정한 바이브레이션은 오히려 감정의 표현을 극대화시키고 있어 듣는 이로 하여금 이별의 고통에 동참하도록 강요하는 느낌마저 든다.
흥겨움과 애절함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는 아코디언 연주가 인상적인 폴카 리듬의 Sunday Morning St.Denis, 콜 포터의 I Love Paris는 처연한 바이올린 연주와 그녀만의 우수어린 음색으로 전혀 다른 곡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음악에도 분명 어울리는 계절이 있다. 본작은 단연 겨울 음악이다. 상처입은 영혼들과 영혼의 교감이 이루어질 것 같은, 슬픔을 위선적으로 감추려고 하지 않는, 쓸쓸한, 아름다운 음악이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좋은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