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월 14일 90세의 일기로 사망한 20세기의 마지막 독일거장 귄터반트. 노쇠한 육신의 환계를 초월하여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찬연히 불타올랐던 그의 위대한 예술혼을 이 숭고한 영상물을 통해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거장이 일평생에 걸쳐 갈고 닦았던 브루크너의 중후기교향곡들중 9번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의 마지막 동반자였던 북독일 방송교향악단 (NDR심포니)과의 연주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이 영상물에서는 그 어떤 휴먼 드라마들보다 더한 거대한 감동이 담겨있다. 포디움 위에 그냥 서있는 것조차 안타까울 만큼 너무나 노약한 육체이나 그의 절제된 손끝과 여전히 날카롭게 빛나는 눈빛을 통해 구현되는 브루크너의 세계는 그 어떤 연주들보다도 장업하고 웅대하다.
북독일 방송교향악단은 자신들을 독일을 대표하는 브루크너 오케스트라로 조련시켜주었던 노대가의 마지막 열정에 혼신을 다한 끄더운 연주로 화답하며, 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 역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립박수로 존경심을 나타낸다. 브루크너가 미처 완성하지 못했던 거대한 우주의 마지막 화음이 아스라이 잦아든 이후 찾아오는 숨막힐 듯한 정적의 감동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Audio : LPCM Stereo
Video : 4:3
Region Code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