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8월1~3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Great Concert Hall 라이브.

- 연주 :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지휘 : 레너드 번스타인
- 수록곡 : 브람스 교향곡 제1&3번

::: Bernstein conducts Brahms (내지발췌)

1958년 12월 13일에 처음 방영을 시작한 저 유명한 ‘젊은이를 위한 콘서트(Young People's Concerts)’ 중 한 장면에서 레너드 번스타인은 청중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 바 있다. “무엇이 음악을 심포닉하게 만드는가?” 번스타인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브람스 음악에서 찾았다. “브람스는 뛰어난 정원사처럼 자신의 음악을 키워 나갑니다... 그렇지만 놀라운 것은 팬케이크처럼 선율을 뒤집어 놓는 것이 아니라, 뒤집힌 선율이 아름답게 들린다는 점입니다. 누구라도 선율을 집어내서 거꾸로 뒤집거나, 거꾸로 연주하거나, 두 배쯤 빠르게, 또 느리게 연주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렇게 해서 과연 아름다운가 하는 점입니다. 바로 이것이 브람스가 위대한 이유입니다. 브람스 음악에서는 음악이 단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변하기 때문이지요. 그 비밀은 음악을 전개하는 이런 저런 방법을 단지 쓰는 것이 아니라 쓰기 알맞은 지점에서, 즉 음악이 언제나 음악적 표현으로서, 느낌으로서, 감정으로서 기능하는 순간에 쓰인다는 점입니다.”

번스타인은 지휘자로서 활동하면서 꾸준히 브람스를 연주했지만 결코 전통적인 브람스주의자이거나 그저 전통적인 습관을 계속 되풀이하는 데 만족하는 지휘자가 아니었다. 그가 브람스를 처음으로 지휘했던 것은 필라델피아의 커티스 음악원에서의 대학원 시절 첫 해였던 1940년, 교향곡 3번을 통해서였다. 당시 음악원의 지휘과 교수는 프리츠 라이너(Fritz Reiner)였다. 그로부터 40년 후, DG에서 녹음한 스튜디오 레코딩에서 번스타인의 브람스는 느린 발걸음으로 자신만의 내면세계로 침잠하게 된다. 그러나 (이 DVD가 녹음된) 1973년의 경우, 번스타인은 아직 고전적이고 직선적인 지휘를 보여주며, 브람스 특유의 무뚝뚝한 힘을 통해 브람스 교향곡의 주제적, 화성적 일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교향곡 제 1번에서는 개인적인 투쟁과 최후의 환희에 이르는 따뜻한 긍정이라는 이 교향곡의 두 세계를 가르는 심연(深淵)에 주목하고 있는 듯 하다. 칸타빌레로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이 음악적 동기가 응축된 스타일을 제치고 솟아오를 때마다 번스타인은 이스라엘 필하모닉으로부터 폭넓은 음색을 남김없이 이끌어내고 있다. 본질적으로 번스타인에게 있어 브람스는 자신의 분열된 자아를 반영하는 일종의 분신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깊은 낭만적 감성에 엄격하고 때로는 현학적이기까지 한 고전적 세계를 하나로 엮는 것은 브람스에게도 각고의 분투 없이는 성취될 수 없었다. 이 교향곡은 무려 14년에 걸쳐 작곡되었으며, 번스타인은 자신의 연주에서 이러한 작곡가의 노력이 느껴지기를 원했다. 창조가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에게 있어서 재창조는 더욱 큰 의미를 지니게 마련이다.

35mm 필름으로 찍힌 70년대 초의 실황 공연 영상은 요즘에 비해 이런 저런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예루살렘에서 브람스를 화면에 담은 버튼 제작팀은 제한된 카메라 배치를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켜서 연주자들이 바라본 지휘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교향곡 1번의 서두를 장식하고 있는 팀파니 연타에서 이미지를 오버랩하고 있는 부분만 제외하면 어떤 화면상의 속임수도 없는 충실한 영상이다.

화면 : Fullscreen 4:3, NTSC
오디오 : PCM Stereo, DTS, Dolby Digital 5.1
더빙 : -
자막 : -
지역코드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