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aralelo
2. La Bossa De Kris
3. Endless Is Love
4. Peace Of Mind
5. Bells
6. Shape Of My Heart
7. Walk
8. Too Fast
9. Te Perdi
10. Here Comes The Sun
11. Tears Of Joy

 

가슴 저미는 신비감을 선사하는 카르멘 쿠에스타만의 보이스 칼라! 이 앨범은 넓은 층의 음악 팬들에게 저항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멜로우하고 서정적인 선율들이 주를 이루지만, 방송용을 겨냥한 짧은 러닝 타임으로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 각 트랙은 아름답고 평탄하게 이어지는데, 스무스 재즈 앨범 류에서 흔히 나타나는 과잉에 가까운 세션이 아니라, 리듬 세션의 이동을 최소화시켜 안정감 있는 사운드를 이루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무드와 흐름의 변화를 유도한다. 여기에는, 1000장에 가까운 앨범에 프로듀싱과 세션 맨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는 "척 롭"이 공여하는 부분이 크다 하겠다. 하지만 본작은 카르멘 쿠에스타의 리더 작이고, 그 점을 인식하게 하는 요소들이 있다. 자신의 오리지널 외의 곡을 스팅과 비틀즈의 것으로 선택했는데, 그녀 성향으로 봐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납득할 만한 선곡이다. 하지만, 이 두 곡을 특히 스팅의 'Shape Of My Heart'를 들어보면 아티스트에 대한 트리뷰트가 아닌, 투명한 목소리로 공허한 공간을 향해 하소연하는 듯한 그녀만의 애수가 있다. 악기 반주로 편곡의 묘미로도 해결하기 힘든 것이 이를 리드할 보컬의 자질이고 개성이라면, 카르멘 쿠에스타는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을 멋들어진 형태로 체득하고 있는 경우라 하겠다. 또,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 싱어 송 라이터로서의 재능이다. 본작에 수록된 오리지널 곡 모두가 "척 롭" 또는 참여 멤버들과의 공동 작품이지만, 멜로디를 그려나간 카르멘 쿠에스타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이 모두 아름다운 하모니를 기조로 부유하는 듯한 풍부한 감성을 반영하고 있다. 2번째 "La Bossa De Kris" 같이 리듬과 화성 변화를 중시하는 경우가 있고, 3번째 "Endless Is Love", 7번째 "Walk" 등 단순한 가운데 멜로디의 감성을 강조하는 파퓰러한 작풍도 있다. 이 모두 청자를 강하게 끌어 당기는 힘을 지니고, 때로는 비성을, 때로는 미성에 허스키한 보이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그녀만의 색조를 공고히 가져간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지 해맑다 혹은 촉촉하다하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여러 겹을 두르고 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들은 적이 없는 참으로 개성적인 것이다. 여성판 스팅이라 할까? '카르멘 쿠에스타'의 보이스 톤은 불가사의한 매력을 감추고 있고, 그녀의 새 앨범에서 그 진가를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