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anginaround
2. Mrs. Potter's Lullaby
3. Amy Hit The Atmosphere
4. Four Days
5. All My Friends
6. High Life
7. Colorblind
8. I Wish I Was A Girl
9. Speedway
10. St. Robinson In His Cadillac Dream

 

밀레니엄을 앞둔 세기말에 그들이 3년만에 새로운 앨범을 발표했다. 우리에게도 3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다. 그런 기다림 속에 20세기를 마감하면서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무엇일까? 그들이 발표한 본작에는 요즘 인기있는 테코노도 하드코어도 그렇다고 힙합도 아닌 그들이 이제까지 해오던 음악 루츠 락 (Roots Rock)이 변함없이 담겨 있다.

이제껏 "루츠 락"이라는 쟝르가 세계적 유행과 상관없이 한국에서도 루츠 락 밴드는 큰 재미를 못 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카우팅 크로우스는 예외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도 무시 못할 입지를 가지고 있다. 그들이 데뷔 앨범 [August and Everything After (93)]를 발매해서 Mr. jone가 인기를 얻을 당시만해도 절재적으로 시애틀 열기가 음악계를 점령하고 있었다. 이들의 등장은 음악계 판도를 변화시켰고, 새로운 유행을 만들었고 향후 몇 년간은 그것을 유지시켰다. 처음 [This Desert Life (99)]를 듣고 느낀 것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들어 보니 역시 카운틴 크로스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3년동안 많은 공연들과 긴 녹음시간동안 녹음된 본작은 LP시대를 지향하고 있는 듯 앨범 전체를 A,B 두 개 파트에 복고적이고 세상사는 사람들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고 있다.

앨범에서 그렇게 눈에 띄게 튀는 곡은 없지만 하나의 짜임새로 앨범의 곡들이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전작 [Recovering the Satellites (96)] 앨범보다는 한층 듣기 좋고 부드럽고 멜로디 위주의 앨범으로 다양한 악기의 사용과 편곡은 이들이 이제 어느 정도 관록의 밴드가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애덤 프리츠 (Adam Fritz)의 섬세하지는 않지만 가슴속에 깊이 파고 드는 보컬이 일품인 Amy hit the Atmosphere와 7분이 넘는 애수어린 발라드 향연의 Mrs. Potter's Lullaby는 본작에서 가장 대중에게 눈에 띄는 곡이다. 전면에 들어나지 않고 아련하게 울려 퍼지고 있는 기타와 키보드 그리고 현악 (바이올린, 첼로)은 3년을 기다리게 한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보상이다.

21세기를 앞둔 시기에 이런 음악을 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매력없고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세상 풍파와 유행에 상관없이 자신들의 음악을 꿋꿋이 고수하는 그들이 자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분명 카운팅 크로스의 음악은 전형적인 미국 취향의 밴드이다. 그런 음악이 미국에서 거리상으로도 정말 멀리 떨어져 있으며 사는 모습도 생김새도 다른 우리 나라에서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루츠 락 (Roots Rock)

여기서 '루츠'란 포크, 블루스, 컨트리, 블루 그레스 등 미국의 전통적 음악 및 거기에 반영된 전통적인 가치를 말한다. 여기에는 1970년대의 서던록, 컨트리 록 등도 루츠에 포함시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