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y Man(mon Homme)
2. If You Go Away(ne Me Quitte Pas)
3. What Now My Love(et Maintenant)
4. Un Homme Et Une Femme
5. The Summer Knows(un Ete 42)
6. I Wish You Love(que Reste-t-il De Nos Amours?)
7. Yesterday When I Was Young(hier Encore)
8. Les Moulins De Mon Coeur(the Windmills Of Your Mind)
9. Autumn Leaves(les Feuilles Mortes)
10. Where Do I Begin(love Story)
11. Syracuse
12. La Mer
13. If You Go Away(remix)
14. And Now...ladies & Gentlemen(generique)

 

프랑스 샹송의 히트곡인 If you go away, 고엽, 남과 여, Love story, Windmills of your mind까지 귀에 익은 샹송과 팝을 빠트리샤 까스 스타일로 재해석한 그녀의 영어 앨범! Piano Bar는 베스트 앨범과 라이브 앨범을 제외하면 3년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이다. 우리나라 팬들에게 사실 파트리샤 카스는 각별하다. 1994년에 한국 공연을 가졌던 그녀의 공연은 지금도 이야기될 정도로 많은 팬들을 감동시켰고, 그후 파트리샤 카스는 상업적인 성공과 상관없이 꾸준히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어린시절부터 번득였던 재능을 갈고 닦아 결국 우리나라 팬들에게도 그 감성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음악적인 성공이 단지 프랑스에만 머무르지 않는 전세계적인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앨범은 그동안 우리가 들었던 파트리샤 카스의 음악에 비한다면 너무나 다소곳하다. '피아노 바'라는 공간이 갖는 나른하고 절망적이고 칙칙하고 우울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가 저절로 떠오를 만큼 파트리샤 카스의 목소리는 들뜨거나 폭발하지 않는다. 사실 이 앨범이 를르슈 감독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기 때문에 피아노 바의 분위기가 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겠지만, 그 느낌은 파트리샤 카스가 선택한 곡들에서 연유되는 것이기도 하다. 프랑스 샹송계를 대표하는 거물들의 음악을 리메이크한 이 앨범에는 자크 브렐(Jacques Brel)의 'Ne Me Quitte Pas'를 비롯해 2차대전 시기에 자크 프레베르의 시를 가사로 삼아 작곡된 '고엽(Les Feuilles Mortes)' 같은 고전적인 샹송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And Now... Ladies And Gentlemen'에 영향받은 만큼 를르슈 감독의 대표작 '남과여'의 인스트루멘틀 주제가에 가사를 입힌 'Un Homme Et Une Femme'와 너무나 아름답고 슬픈 사랑을 그린 영화 '러브스토리'의 'Where Do I Begin' 등 영화음악에서도 몇곡을 선택했다. 수록곡 대부분이 차분한 편곡으로 50년을 전후로 한 피아노 바의 분위기가 묻어나고 있는데, 파트리샤 카스 특유의 비음섞인 중후한 보컬과 피아노가 중심이 되는 'And Now.. Ladies And Gentlemen'에 이르게 되면 굳이 그녀의 트레이드마크 격인 시원시원하게 뻗어나가는 보컬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게 된다. 물론 그동안 파트리샤 카스가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 앨범은 영화에 영향을 받았던 만큼 영화와 음악을 한꺼번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아, 전반적인 앨범의 흐름에는 튀는 편이지만 팝적인 감각으로 편곡된 'Where Do I Begin'과 'Ne Me Quitte Pas'의 영어버전인 'If You Go Away'의 리믹스 버전은 이 앨범의 첫번재 싱글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이 앨범은 시기상 아주 적절한 곡으로 가득 차 있다.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의 분위기와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을 잊게 만들 따뜻한 재즈의 감각들, 어쩌면 파트리샤 카스는 이 앨범을 시작으로 새로운 음악세계를 선사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샹송계의 거물들이 하나둘 세상을 뜨면서 상당히 약해진 지금,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샹송 뮤지션의 선두주자인 그녀가 에디트 피아프의 거대한 전설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느꼈는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