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무지
2. 사랑의 스튜디오
3. 인생역전타
4. 볼빨간 땐스
5. 모시는 말씀
6. 난 몰라 정말 몰라
7. 내 사랑의 설명서를 주세요
8. 이젠 준비가 됐는데
9. 언감 생심
10. 동천각
11. 사랑의 십자말 풀이
12. 나는 육체의 환타지

 

'오리지널이 아닌', '비전문가에 의한 행위나 그 결과물'을 의미하는 이 단어 '야매'는 볼빨간 음악의 특징을 자조적으로 혹은 자신만만하게 표현하고 있다. 아련한 옛시절을 떠올릴 만한 볼빨간의 음악의 매력은 그 끝없는 유치찬란함과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는 뽕짝과 트로트, 라디오에서 흘러나올 법한 인생 상담류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노래하며 시치미 뚝 떼는 데 있을 것이다. 그의 음악은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기 보다는 우리가 알고 있었던, 우리 기억 속에 아련하게 존재하는 것을 모아서 이리저리 편집하거나, 우리가 지나쳤던 일상의 작은 부분을 과장된 감정으로 비벼 놓는다. 말하자면 트로트 음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정의 '오버'를 일부러 하고 있는 것이다.

볼빨간 앨범의 시작을 알리고 있는 "도무지"는 테크노적인 요소가 강한 트랙이다. 이 트랙만을 듣는다면 그의 음악이 이박사보다는 달파란 쪽에 기울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바로 이어지는 "사랑의 스튜디오"를 듣는 순간, 그런 생각은 기우(?)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외에도 영화 [하면된다]에도 수록된 "룸"과 "단란"을 둘러싼 인간군상에 대한 노래 "언감생심"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보너스 트랙으로는 한정반으로 발매되었다가 매니아들의 소장 대상이 된 1집 [볼빨간 리믹스 쑈!]에 수록됐던 "동천각", "사랑의 십자말 풀이", "육체의 환타지"와 히든 트랙이 실려 있다. (너무 웃어서)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