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oderline
2. Magic Woman Touch
3. Story Times And Nursey Rhymes
4. The Leader
5. Love Magnet
6. Tell The Story
7. Mountine Song

 

The Going’s easy The Greatest Show On Earth(이하 G.S.E.로 표기)의 2집인 본 앨범의 해설지를 쓰면서 잠시 감개무량에 젖어야만 했다. 참으로 우연한 기회에 구할 수 있었던 이들의 2집 음반이 라이센스화 된다는 것이 그 첫번째이고, 그간 1집인 Horizons에 가려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던 차에 다시 한번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 두번째 이유였 다. 더군다나 이들의 2집까지 해설을 맡을줄이야… G.S.E.의 활동은 기간이 짧아서인지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1집인 「Horizons」를 공개한뒤 이들은 Mike Harding의 라디오 세션에 참가해 (Borderline), (Mountain Song) 그리고 (Time) 이라는 신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꾸준한 라디오 세션 활동을 했던 이들은 70년 9월 (Tell The Story/ The Mountain Song)의 싱글을 발매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해 11월 (The Leader)와 (Check Me Into Your Life)라는 곡을 선보였지만 이곡은 후에 발표되지는 않았다. 이어 그들은 2집이자 마지막 앨범이 되어버린(The Going's Easy)를 70년말에 공개했다. 이 작품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영국 언더그라운드 록계의 대부인 Jonathan Peel이 제작자로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수준높은 음악성에 비해 인기 획득에 실패한(G.S.E.는 음악보다는 외적인 면에 신경을 많이 써 단명한 것 같다) 이들은 결국 71년 중반 해산을 선언했다.

좌우 스피커를 왔다갔다하면서 울리는 Garth Watt-Roy의 예리한 기타 사운드가 스테레오 효과를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첫 곡 (Boderline)은 이어지는 경쾌한 리듬의 콩가 연주와 이를 받쳐주는 오르간 연주가 흥에 겹다. 듣고 있노라면 절로 발 장단이 맞춰질 정도로 빠른 템포의 리듬이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Garth의 리듬기타와 토속적 리듬의 콩가반주 그리고 어우러지는 브라스 사운드가 감칠맛을 더해준다. 그리고 등장하는 Colin의 진한 블루스 향취가 배어나오는 보컬이 멋드러지게 흘러나온다. 다른 유럽의 음악이 표현해낼 수 없는 브리티쉬 특유의 컬러를 느낄 수 있다.
담백한 어조로 시작하는 (Magic Woman Touch)는 멤버들의 다듬어진 하모니와 차분한 분위기의 진행이 Yes의 분위기까지 느끼게 한다. 특히 Colin의 가성 보컬은 존 앤더슨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Story Times And Nursey Rhymes)는 짜임새 있는 브라스 파트의 삽입이 돋보이며, 후반부의 저음부로 처리되는 베이스와 드럼 사운드가 묵직하게 전개된다. 강약의 완급 조절이 뛰어난 (The Leader)은 먼지 풀풀 날리는 한적한 시골의 바(Bar)에서 무명의 밴드가 멋스럽게 연주하고 있는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날 정도로 텁텁한 분위기가 힘든 세상 일에 찌든 우리들 에게 작은 안식처를 제공하는듯 하다.
Colin의 플륫과 기타 반주가 나지막히 들리며 시작되는 (Love Magnet)은 이들 연주력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는 곡으로 Mick Deacon의 물결치는 해몬드 오르간과 드러머 Ron Prudence의 신나는 콩가 연주와 마치 악보 없이 즉흥으로 연주할 정도의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멤버들간의 서로 주고받는 연주가 약속이나 한것처럼 한치의 오차없이 그러면서도 여유있게 진행 된다.

싱글로 커트까지 되었던 곡 (Tell The Story)는 시종일관 전개되는 3박자의 업 템포가 인상적이다. 이 앨범을 끝으로 관악기 주자였던 Ian과 Tex 그리고 드러머 Ron은 음악계를 떠났고, 리드 보컬리스트였던 Colin을 비롯해 나머지 멤버들은 새로운 그룹을 결성하거나 다른 팀에 합류해 음악적인 활동을 지속해 나갔다. 이탈리안 록은 언뜻 설명하기도 쉬울 뿐더러 듣기에도 별다른 부담감이 없다. 하지만 누가 와서 브리티쉬 록이 뭐냐고 물으면 난감하기 이를데 없다. 알고는 있는데 혀 안에서 말이 자꾸만 맴돌고 있을때 필자는 과감하게 이렇게 권하고 싶다.
The Greatest Show On Earth의 음반 두장을 사서 들어보십시요. 그러면 대충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될겁니다. 요즘 세상이 하도 어수선해 꼭 망할것 같은 불길한 예감까지 든다. 잠들기 전에 천정을 한번 살펴보고 잠을 청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쓸데없는 (?) 걱정을 해본다. 웬만한 임팩트가 아니고는 현대인은 아무런 만족을 어디에서곤 느낄 수 없는 불감증에 걸려 있다. 그런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더 춥기 전에 The Greatest Show On Earth의 레코드를 사 가지고 가서 크게 틀어놓고 들으시라고…

- 시완레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