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yura's Song (큐라의 노래)
2. Eve
3. Let Us
4. Twilight
5. Crux (남십자성)
6. Come With Me
7. Ancient Hill


일본 전통 민요의 다채로운 변형 - Eve

아마미 섬의 정령이 깃든 목소리로 불리는 안나 사토(Anna Sato)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 규슈지역의 아마미 섬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안나 사토는 그곳에서 민요풍의 팔세토 창법을 완성한다.

시종일관 맑고 청아하게 흐르는 음색이 돋보이는데 곡의 분위기에 따라서 강약의 박자를 넣고 목소리의 음을 꺾음으로써 애상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민요풍의 [Cyura's Song], [Eve]를 비롯하여 레게 리듬을 차용한 [Let Us], 보사노바적 터치를 가미한 [Come With Me], LA 음악씬의 중진 그렉 메티슨(Greg Mathieson)이 어레인지한 [Crux (남십자성)] 등 일본 전통의 민요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식을 실험한 싱글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곡의 분위기에 따라서 창법을 조금씩 변형함으로써 목소리를 곡의 분위기에 맞게 사용하는 점이 돋보인다. 목소리를 악기처럼 능수능란하게 다루면서 앨범 전체의 스타일을 주도한다.

[Eve]는 전통 민요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점에서 높은 창의성을 가진다. 전통 민요 특유의 향토성과 서정성이 깊이 베어 있고, 현대적 팝 음악의 구성과 진행이 더해져 세련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Anna Sato의 목소리도 음악의 분위기에 따라서 조금씩 톤을 달리하면서 적절하게 조응하고 있다. 마치 다른 사람이 발성하는 것처럼 적절하게 목의 소리를 조율한다. 떨어져 내리는 애절한 음색에 가슴이 아프다가도 경쾌하면서도 산뜻한 보컬에 청량감 있는 기분이 다시 감돈다. 인생의 회한과 행복을 모두 경험한 자의 농염한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