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켓에 라벨스티커 부착으로 인해 가격인하합니다.

1. Tear Down The Walls [intro] (0:32)
2. Silent Wars (4:14)
3. We Will Rise (4:06)
4. Dead Eyes See No Future (4:14)
5. Instinct (3:36)
6. Leader Of The Rats (4:20)
7. Exist To Exit (5:22)
8. Marching On A Dead End Road [instrumental](1:16)
9. Despicable Heroes (2:12)
10. End Of The Line (3:35)
11. Dehumanization (4:15)
12. Anthem [instrumental] (0:56)
13. Saints And Sinners (4:41)

 
Bonus CD
1. Lament Of Mortal Soul (live)
2. Behind The Smile (live)
3. Diva Satanica (live)
4. Exist To Exit (5.1 Mix)
5. Leader Of The Rats (5.1 Mix)
6. Dead Eyes See No Future (5.1 Mix)


Arch Enemy의 신작 [Anthems Of Rebellion]
정공법으로 멜로딕 데스의 정체성을 각인 시킨 진정한 헤비메틀!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떠한 분야에서든, 어려움을 겪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목표의지를 상실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식당이 장사가 안되면 맛을 끌어올리는데 치중하고, 운동선수가 슬럼프에 빠지면 훈련에 온 신경을 쏟는 것처럼 말이다.
헤비메틀 그 중에서도 특히 익스트림씬은 더 이상 구차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오랜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난세에는 영웅이 나온다고 했던가. 여러 장의 앨범을 통해 이미 최고의 네임밸류를 획득한 밴드 “Arch Enemy”가 이런 불황을 타파하고자 신보를 들고 나왔다. 이번 앨범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포화 속의 멜로디로 상징되는 멜로딕 데스의 고유한 색깔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색깔은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짙은 빛을 띄며 앨범 전체를 감싸 안고 있다.

Bio?
사실 그 동안 유수의 잡지나 해설 등을 통해서 아치 에너미의 지난 행적은 무수히 다뤄진 바 있다. 그런 전차로 벌써 5번째로 공개되는 라이센스인 본작의 해설지에서도 그 반복성 짙은 문단으로 지면을 채우는 작업은 낭비일 수 있다. 하지만 필자도 [Powerslave]를 통해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을 처음 알았듯, 이번 앨범을 통해 아치 에너미를 알게 되는 분들도 분명 존재하기에 아주 간략하게나마 그들의 소사를 훑어보고자 한다.

카르카스(Carcass) 출신의 기타리스트 마이클 아못(Michael Amott), 그의 동생 크리스토퍼 아못(Christopher Amott) 등 5명의 멤버로 출발한 아치 에너미는 96년 역사적인 데뷔앨범 [Black Earth]로 첫발을 내딛었다. 장차 멜로딕 데스의 기둥으로 우뚝 서게 되는 이들의 이른바 Giant Steps였다. 2집에 이어 발표된 3집 [Burning Bridges]는 요한 릴바(Johan Lilva)의 독특한 보컬과 아못 형제의 산뜻하면서도 묵직한 기타웍이 전편에 걸쳐 멋진 조화를 이룬 90년대 후반이 남긴 명작이었다. 앨범의 성공으로 세계 각국을 돌며 라이브 활동을 펼치던 그들은 당시 락계의 빅뉴스였던 보컬 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룩해낸다. 이듬해 4집 [Wage Of Sin]은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파워로 무장한 작품으로,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그들의 지속적인 활동에 밑거름이 되었다.
2002년 오페스(Opeth)와 함께한 영국투어를 시작으로 아치 에너미는 세계각국을 누비고 다녔다. 북미지역에서의 6주간에 걸친 투어, 일본의 그 유명한 비스트 피스트 페스티벌(Beast Feast Festival)에서 가진 슬레이어 (Slayer), 소울플라이 (Soulfly) 등과의 공연 등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한 해를 마무리한다.

Album?
2003년 벽두 신작 앨범 준비에 돌입한 그들은 머신헤드(Machine Head), 테스타먼트(Testament)부터 최근의 네버모어(Nevermore)에 이르기까지 거물급 밴드와 함께 작업해온 앤디 스닙(Andy Sneap) -Wage Of Sin에서 믹싱 담당-을 프로듀서에 중용했다. 아트웍에는 이름만 들어도 수많은 명반이 떠오르는 니클라스 슌딘(Niklas Sundin)이 참여해 앨범 내외적으로 완벽한 지원군 체재가 갖춰졌다. 전작과 변함없는 5인조 라인업으로 5개월여간의 준비기간 끝에 비로소 [Anthems Of Rebellion](반란의 찬가)은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반체제와 반역을 컨셉으로 삼아 통렬함과 사악함, 분노로 무장한 이번 앨범에 대한 멤버들의 자신감과 만족도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높다. 일례로 완성 직후, 밴드의 리더 마이클 아못은 다음과 같이 새 앨범을 평했다.
“헤비 리프와 거친 하모니, 두드러지는 솔로, 광란의 드러밍과 사악한 절규가 다양한 감정속에 녹아 들어간, 너무나 아름다운 동시에 추악한 100% 메틀이다.”
그의 이런 정의에 공감할 것인가는 철저히 앨범을 듣고 있는 여러분들의 몫일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보다 더 명확한 정의는 힘들만큼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잘 짚어낸 언급이 아닐까 싶다. 투쟁과 분노로 일관하는 앨범의 분위기는 전작과 일맥상통하다. 하지만, 한결 타이트해진 짜임새와 완급조절에 신경을 쓴 듯한 구성은 군더더기 없이 정갈하다는 느낌을 준다. 100%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앨범은 멜로딕 데스 라는 영역 내에서 취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최상의 퀄리티로 끌어내어 헤비메틀의 진수를 들려주고 있다.
트레이드 마크인 기타의 역동성과 변화무쌍한 전개의 탁월함은 새삼 놀라울 것이 없을 정도이다. 여기에 보컬 안젤라는 흡사 막 우리에서 탈출한 맹수와도 같은 앙칼진 그로울링으로 성별 논쟁에 대한 확실한 종지부를 찍었다. 이젠 더 이상 '여자가 이정도 하면 대단한 것' 이라는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이보다 두드러진 특징은 약간은 묻혀있었던 파트인 드럼과 키보드의 약진이다. 그동안 다소 존재감이 약했던 이들은 몇몇 곡에서는 오히려 흐름을 주도하며 풍성한 사운드를 내는데 큰 기여를 했다. 각각의 악기가 제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낸 결과, 앨범은 화려한 개인기와 함께 탄탄한 조직력까지 느껴지는 양질의 결과물로 빛을 보게 되었다.

Tracks?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 인트로에 이어 정교한 기승전결을 바탕으로 타이트한 연주력을 뽐내는 본격적인 첫트랙 'Silent Wars'는 “역시 아치 에너미” 라는 탄성을 내뱉기 충분한 곡이다. 맛깔스런 키보드가 빛을 발하는 미드 템포넘버 'We Will Rise'와 변화무쌍한 리프를 바탕으로 속 시원한 그루브감을 선사하는 'Dead Eyes See No Future'까지 관객을 사로잡는 영화의 오프닝 30분 처럼 초반부의 전개는 숨막힐 듯한 긴박감이 느껴진다.
마이클이 스스로도 제일 좋아하는 곡이라 밝힌 바 있는 'Instinct'는 귀에 쏙 들어오는 명료한 구성이 일품으로 [Wages Of Sin] 에서 큰 인기를 얻은 'Radenous'의 바톤을 이을 곡으로 생각된다. 장중하면서 음산한 내음을 풍기는 'Exist to Exit'는 일종의 터닝 포인트 역할을 하는 이색작으로 앨범의 무게중심을 잡는데 적합한 트랙이다. 1분대의 짤막한 어쿠스틱 넘버를 감상하며 잠시 긴장을 늦추는 순간, 아치 에너미의 어그레시브함이 극에 달한 듯한 'Despicable Heroes'가 짧고 굵게 귀를 어루만져준다. 안젤라의 폭발적인 음색도 놀랍지만, 다니엘의 출중한 드럼은 가히 일품이다. 이후, 이색적인 코러스의 지원사격이 감칠맛을 더하는 'Dehumanization' , 트윈기타의 속사포가 불을 뿜는 가운데 키보드가 앙상블을 이루는 'Saints And Sinners' 까지 43분의 러닝타임은 순식간에 흘러간다.

인 플레임스가 뉴메틀적 요소를 수용하며 장르의 확장성을 탐구하는 동안 다크 트랭퀼리티는 원숙함을 바탕으로 견고한 사운드 메이킹에 주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멜로딕 데스의 또 다른 강자 아치 에너미는 어떠한 선택을 하였는가. 질문에 대합 답은 바로 앨범 안에 들어있다. 밴드의 연륜이 쌓일수록, 발표한 음반이 늘어갈수록 팬들이 가지는 기대치는 동반상승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얼마만큼의 뜨거운 반응이 있을지는 미지수인 것이 사실이지만, 자신있게 단언하건데 아치 에너미는 최소한 여러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Anthems Of Rebellion]은 어려움에 직면한 메틀시장을 일깨우고. 썩어가는 사회와 대중음악에 직격탄을 날리는 반란의 찬가로서, 진정한 헤비메틀의 의미를 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