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리움의 숲
2. 말해주세요
3. 오렌지 카운티
4. 석별의 춤
5. 칼리지 부기
6. 슈거 오브 마이 라이프
7. 삼청동에서
8. 실낙원
9. 이것이 사랑이라면
10. 선유도의 아침
11. 연날리기
12. 디엔에이
13. 낮은 침대

 

마침내 날개를 단 노래들, 2009년 12월 29일, 불현듯 우리 곁에 찾아온 완벽한 숫자 9의 노래들, 한국 인디/신스/기타팝/포크뮤직의 놀라운 마법이 펼쳐진다. 9와 숫자들의 데뷔 앨범 [9와 숫자들]


‘숫자’가 되고 싶었던 한 고등학생이 있었다. 중학생 때 기타를 선물해주신 아빠가, 애니멀스의 ‘House of the Rising Sun’을, 화투장을 피크삼아 들려주셨던 순간을 하나의 계시처럼 믿고 있던 사춘기 소년은, 후일 ‘관악청년포크협의회’(붕가붕가 레코드)의 주축이 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그림자 궁전’(2008년 한국 대중음악상 신인상 부문에서 원더걸스와 경합을 벌였던)이 되었고, 로로스(2009년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수상), 흐른 등이 둥지를 튼 튠테이블 무브먼트의 ‘송사장’이 되기도 했다. 이제 이 친구가, 그토록 되고 싶어했던 ‘숫자’가 되어 나타났다. 온전히 9 라는 이름으로, 첫 앨범 [9와 숫자들]을 들고서.


상징관련 서적에 따르면, 9는 신성한 숫자 3에 다시 그 숫자를 곱한 수로서, 완전무결함과 영원을 나타내는 불후의 숫자이다. 하지만, 1, 6, 7, 8 등의 멤버들로 구성된 ‘9와 숫자들’의 리더 9가 그런 심오한(!) 의미로 9라는 숫자가 된 것 같진 않다. 만약 그랬다면, 그는 결코 노래를 만들고, 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노래란 언제나 노래를 들어줄 사람을 꼭 필요로 하는 불완전한 것이니 말이다. 더구나 영어로 ‘나인’이라고 하지 않고 우리말로 ‘구’라고 불러달라고 하지 않는가? 큰 힘 들이지 않고, 부드럽게 ‘구’ 라고 발음되는 9, 그 발음으로 인해 동그란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 ‘9’, 결코 어떤 틀에 갇혀 있지 않을 ‘9’, 그냥 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한 삶의 노래를 불러주고 싶은 ‘9’. ‘9’가 되고 싶은 것은 그런 ‘구’인 것이다. 그의 노래들에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음으로써, 완전함으로 한발 한발 다가가게 될 그런 9를 꿈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