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의 조각들
2. 나도 있어요


기억의 저장소에서 마주한 그날의 조각
헤르쯔 아날로그(Herz Analog) 싱글 [나의 조각들]

헤르쯔 아날로그가 2년 만에 공개한 새 앨범이 심상치 않다. 에피톤 프로젝트, Lucia(심규선), 임정희 등 쟁쟁한 뮤지션이 보컬로 참여했던 지난 앨범들과는 달리, 이번 앨범은 오로지 헤르쯔 아날로그만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독일어로 '심장'이라는 의미를 갖는 '헤르쯔(Herz)'에 '아날로그(Analog)'를 조합해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진 심장'이라는 의미를 내포한 헤르쯔 아날로그(Herz Analog). 2012년 데뷔앨범 [Prelude]부터 2016년 새 앨범 [나의 조각들]까지 그의 음악의 모토는 '따뜻함'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의 '따뜻함'은 음악의 중심부에 자리해있다. 꾸밈이 없어 솔직한 음색에 배어있는 감정을 따라가보면 잊고 있던 그때의 조각들이 슬며시 고개를 내밀고, 생생했던 감정들이 밤하늘 별처럼 쏟아진다.

앨범명 [나의 조각들]은 최근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한 헤르쯔 아날로그가 '지금의 나는 과거의 어떤 것이 만든 걸까'라고 생각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하루 하루의 조각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의미의 이번 앨범명처럼, 수록곡 '나의 조각들'과 '나도 있어요'는 일기장에 밤새 수놓은 가장 솔직한 고백이자, 내 편이 되어주는 따뜻한 온기이며, 각자가 지니고 있는 조각들을 소환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그의 음악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그 조각에 수놓아진 당시의 공간과 정경, 냄새와 소리, 감정에 젖어 따뜻하게 위안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앨범은 PASTEL Artist Collaboration Project의 네 번째 결과물로, 소소하지만 따뜻한 그림과 이야기를 선보여온 웹툰작가 김그래가 참여했다. 헤르쯔 아날로그가 이끄는 아련한 기억 속 한구석이 아기자기한 웹툰으로 재구성됐으며, 단 500장 한정 발매된다. 또한, 웹툰 5종을 주제로 한 엽서와 편지지, 연필이 포함되어 기억 속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스페셜 패키지로 특별함을 더했다.


[헤르쯔 아날로그의 곡 소개]
어느 날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 보는데, 기억 한 가운데에 구멍이 크게 난 것 마냥 너무 많은 것들이 기억나지 않아 적잖게 당황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게 즐거웠든, 괴로웠든, 행복했든, 아팠든 간에 지금의 내게 있어 분명 소중한 것들이 참 많았을 텐데.... 현재를 산다며 혹은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앞날을 위한다며 '이미 소중한 것'들을 너무 쉽게 잊고 살아온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이 앨범은 찾아온 아픔과 상처를 견뎌온, 행복했던 지난 날에 기대어 다시 힘을 내어온, 여전히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살짝 느린 우리들의 성장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