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리움
2. It Rains
3. Home
4. Oblivion
5. 월하정인 (月下情人)
6. Speak Low
7. 자장가
8. 먼곳에서
9. Memories
10. 강
11. 최면
12. Bonita

 

 사랑의 아픔을 잊기 위해 만들어진 실연의 곡이자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명곡 `Oblivion`, 보사노바의 거장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Bonita`, `It Rains`, `자장가` 등의 자작곡을 포함한 총 12곡의 기타 트리오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한국 재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역작!

낯설지 않은 선율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며 풍부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올 한 해 동안 계속해서 이야기될 한국 재즈의 인상적인 성과. [재즈 비평가 김현준]

`우리의 음악에 대해 편안히 잠들 수 있는 음악, 수면용으로 딱 좋은 음악이라고 한다면, 최고의 찬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음악이 별 것 아닌 일상들을 조용히 되짚어 볼 수 있는 `꺼리`가 되었으면 해요. 누군가와의 대화에 끼어 들지 않는, 소박하고 잔잔한 음악... 그렇게 조용히 쉴 수 있고, 사색할 수 있는 음악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프로듀서 하종욱]

세 명이 펼치는 완벽한 인터플레이(Interplay)! 트리오로그(Triologue)
재즈의 가장 대중적인 편성은 색소폰이나 트럼펫이 있는 퀼텟과 퀸텟일 것이다. 이 모습은 영화, TV, CF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보여 졌기 때문에 재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되었으며 실제 재즈의 메인스트림이라 할 수 있는 비 밥과 하드 밥의 전통성 있는 편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쿨 재즈, 보사노바 등 대중적인 면이 강조된 재즈에서는 편성을 다양화 하면서 여러 조합들이 선을 보여 왔다. 짐 홀, 조 패스, 웨스 몽고메리 등 기타리스트들을 중심으로 듀오와 트리오 등이 각광을 받았으며 그 영향은 1970년대 중반부터 활동하기 시작하는 컨템포러리 기타리스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후 팻 메스니와 존 스코필드 등 컨템포러리 연주자들이 등장하였고, 이들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이 1990년대 등장한 한국 재즈 연주자들이다. 본 앨범의 주인공 세 명도 이런 재즈의 2, 3세대에게 영향을 받아 성장해왔으며 이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이루어진 삼위일체(트리니티, Trinity)
본 앨범의 주인공은 트리오로그(Triologue)라는 기타 트리오이다. 국내외 막론하고 재즈 팀은 이합집산을 많이 하기 때문에 처음 들어보는 팀이라 해도 멤버들은 기라성 같은 1급 연주자들이 포진해 있는 경우가 많다. 트리오로그도 이번에 첫 앨범을 발표하는 신인 팀이지만 연주자들은 활동을 한지 거의 10년이 되어가는 중, 고참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바로 기타에 김민석, 베이스에 김창현, 드럼에 오종대가 트리오로그의 세 축을 담당하고 있는 연주자들이다. 우선 팀명인 트리오로그를 보면 `Trio`와 `Dialogue`를 합성한 조합어로 세 연주자가 우리에게 음악이 단순히 재즈 음악이 아니라 이들이 그 동안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신들과의 대화이다.

국내 재즈 팀의 데뷔 앨범 중 최고의 완성도를 지닌 역작, [Triologue]
각자의 공부와 연주 활동이 있었기에 지금 트리오로그의 음악이 만들어지고 팬들에게 감동을 주리라 본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숨은 공신 두 명이 있다. 그 중 한 명은 연주자와 제작자의 관계를 뛰어 넘어 인간적으로 합일점을 찾아가는 사이인 재즈 칼럼니스트이자 프로듀서인 하종욱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은 국내 연주 앨범에서 접할 수 없었던 최상의 음질을 포착하고 있는 레코딩 엔지니어 이한철이다. 그렇기 때문에 트리오로그는 `퀸테로그`가 될 수도 있다. 이 둘은 트리오로그에 끝없는 애정을 보이면서 1년여의 긴 제작 기간이지만 연주자와 함께 앨범을 만들어 나간다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2004년에 오랜만에 피아노 트리오 앨범을 발표한 임인건의 앨범을 만나면서 필자는 힘들지만 한국 재즈의 희망을 보았고, 트리오로그의 앨범을 들으면서 한국 재즈가 세계로 나아갈 방향을 보았다. 트리오로그의 리더인 김민석은 멤버들의 역할, 비중에 있어 앨범을 삼등분 하면 정확히 세 개로 나누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의 의도가 무엇인가를 충분히 짐작하지만, 필자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트리오로그는 나누어지면 안 되고 그럴 수도 없다. 유기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연주이기 때문에 그들은 이미 인위적으로 떨어 뜨려 놓을 수 없는 조합이 되어 버렸다. 부디 오랜 기간 트리오로그의 연주를 만나기를 바란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들 세 명은 어쩔 수 없이 좋은 연주를 들려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광현 월간 MM JAZZ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