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illtastic Vol Won(derful)
2. False Media
3. Game Theory
4. Don’t Feel Right
5. In The Music
6. Take It There
7. Baby
8. Here I Come
9. Long Time
10. Livin’ In A New World
11. Clock With No Hands
12. Atonement
13. Can’t Stop This

 

힙합 아티스트 집단으로 정점에 오른 The Roots(더 루츠)가 2년만에 발매하는 신보

발매 직후부터 수 많은 매체들이 극찬을 한, 그들이 ‘Def Jam 2006년 발매 앨범 중 최고’
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번 앨범에는 The Roots가 지난 17년간 쌓아온 음악적 역량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첫 싱글 ‘Don’t feel right’을 비롯 13곡의 완성도 높은 트랙들로 가득한 수작


2006년 8월 29일, Def Jam은 매우 다른 성격의 두 힙합 뮤지션(팀)의 앨범을 시장에 내 놓았다. 한 장은 Wutang Clan의 Method Man이었고, 다른 하나는 Geffen Records에서 Jay-Z가 총수로 있는 Def Jam으로 레이블을 이적한 The Roots. 이 둘이 추구하는 음악적인 방향은 매우 다르지만, 둘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일 만큼 크다. 특히 The Roots의 경우에는 마이크나 턴테이블 만으로 무대를 채우는 게 아닌 완벽한 밴드의 형태로 힙합 음악을 들려주는 이들로 힙합씬 최고의 레이블인 Def Jam을 통해 발매하는 이번 새 앨범은 여러모로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사실 The Roots는 아주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힙합 밴드다. 이들에 대한 상반된 반응들은 지난 두 장의 앨범으로 더욱 극명해졌는데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Things Fall Apart’(1999년) 이후, 타이틀부터 난해하기 그지 없는 ‘Phrenology’(골상학, 2002)와 ‘The Tipping Point’(2004년)의 심오한 사운드는 매니아에게는 만족감을, 대중들에게는 심난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어떤 이들은 랩퍼인 Black Thought이 아닌 드러머 ?uestlove가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독특한 구조가 The Roots의 음악적 개성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고도 하고, 어떤 이들은 예술 학교 출신이라는 교육적 배경이 이들의 음악을 ‘ART’로 승화시키고 있다고도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마이크, 드럼, 기타, 베이스, 퍼커션, 건반을 맡고 있는 멤버들의 팀웍은 언제나 힙합의 기존 경계를 넘어서는 새롭고 놀라운 것들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놀라운 컨셉의 사운드는 2년 만에 발매된 새 앨범 ‘Game Theory’에서도 여전하다. 앨범 발매 직후부터 수 많은 매체들이 극찬을 한, 그들이 ‘Def Jam의 2006년 발매 앨범 중 최고’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번 앨범 ‘Game Theory’에는 The Roots가 지난 17년 동안 쌓아온 음악적 역량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범지구적인 내용의 가사, 이기적이지 않은 밴드 The Roots
The Roots를 비롯해 India Arie, Erykah Badu 등 Okay Player 동료들의 특징 중 하나는 개인적인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이웃과 민족, 혹은 지구적인 문제들까지 노래 가사로 승화시키는 깊이 있는 사고관을 가졌다는 점이다. The Roots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인 ‘Don’t Feel Right’를 통해 뉴올리언즈를 휩쓸었던 ‘카트리나’ 등의 자연 재해부터 정치적인 언급까지 서슴지 않았는데, 가사 외적인 면에서 Kool & The Gang과 The Ohio Players의 곡들을 샘플링한 것이나 보컬로 이루어진 훅, 그리고 연주가지 빈틈 없이 맞물린 훌륭한 트랙이다. 착 감기는 랩핑은 굳이 더 말할 필요가 없을 듯.

오랜 친구인 Malik B와 Porn이 피처링한 ‘In The Music’, 군 문제까지 언급한 ‘False Media’, Radiohead의 ‘You And Whose Army’를 샘플링하고 Jack Davey가 보컬로 피처링한 멜랑콜리한 이미지의 ‘Atonement’, 앨범의 마지막 트랙으로 지난 2월 신장 질환으로 사망한 프로듀서 J Dilla를 ‘Muhammad Ali of beats’라며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의미에서 수록한 8분에 육박하는 ‘Can’t Stop This’, 필라델피아 출신으로서의 자부심이 녹아 있는 ‘Long Time’ 등 ‘Game Theory’에는 혼란스럽지 않고 차분하게 잘 정리된 13개 트랙이 차례대로 수록되어 있다. 진보와 변화 끝에 발견한 ‘해답’이라고 하면 알맞을까? 도전과 실험, 새로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힙합 밴드, The Roots가 이번 앨범을 통해 개인 랩퍼들이 이를 수 없는 음악적 경지에 올라섰음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 같다.

?uestlove는 앨범 발매 직전 MTV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만든 앨범 중 가장 많은 힘들게 만든 앨범이다. 작업을 하는 동안 너무 힘들어해서 여자 친구가 ‘당신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어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우리가 만든 음악들 중 가장 어둡고, 진지한 사운드가 담겨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개된 새로운 앨범에 대한 평가는 우선 그는 창작의 고통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을 수 있을 거라는 것이다.

이번 앨범이 발매된 직후, The Roots의 근황을 체크하기 위해 접속한 그들의 홈페이지는 바로 My Space 블로그로 연결되어 있었다. (My Space는 최근 외국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국내의 미니 홈피와 비슷한 블로그로 수많은 메이저 뮤지션들도 자신들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팬들과 ‘친구’ 관계를 맺는 등 새로운 방법으로 공짜 홍보를 하고 있다) 이렇게 탄탄한 새 앨범을 만들어 냈다는 점 이외에 홍보나 팬 접근 방식에 있어 The Roots는 지금 이 씬의 ‘게임 이론’을 제대로 알고 있음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