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verture
2. Air
3. Earth
4. Fire
5. Water
6. Finale
7. Encore (it's Plucking Elemental)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앨범을 판 클래식 아티스트 나이젤 케네디!
자신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준 비발디의 <사계>에 대한 그의 21세기적인 응답
 세상의 만물을 이루는 불, 공기, 흙, 물 – 4개의 원소…
오랫동안 자체의 생명력과 독특한 체취를 잃지 않을, 21세기의 동시대 음악!


 **장르를 녹이는 용광로, 21세기의 동시대 음악**
“나는 근원적인 주제에 기초한 표제음악, 회화적인 음악을 창조하고 싶었다.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가 접한, 만물이 네 가지 원소, 즉 공기, 흙, 불, 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상은 다이빙 선수가 점프대를 도약하는 듯한 출발점이 되어주었다.” (나이젤 케네디)


이번 앨범에서 나이젤 케네디는 그의 음악인생과 대조되는 주제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공기(Air)’의 시작에서 케네디는 잊혀지지 않는 바이올린 패시지를 연주하는데, 조국 영국의 작곡가 본 윌리엄스의 ‘종달새의 비상’을 회상하는 듯, 회고적인 분위기 속에서 곡이 전개된다. 그러다 곡은 완전히 변해 블루스와 그루비한 댄스곡, 그리고 어쩐지 동양풍의 멜로디를 연주한다.
‘불(Fire)'에서 반복되는 강렬한 펑크(funk) 리프는 교묘하게 어우러지는 바이올린과 키보드, 여성 보컬과 타악기와 대비를 이룬다.
‘피날레(Finale)'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나른한 모티프로 시작해서 점차 빠른 속도의 유니즌 패시지로 바뀌는데, 성악 간주와 전원적인 바이올린의 테마가 반복되고 열광적인 전자음악으로 절정을 맞이한다. 마치 경쾌한 미국의 춤인 호다운(Hoe down)을 보는 것 같은 이 부분은 듣는 이의 발을 구르게 만드는 쾌감을 안겨주는 장관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매시브 어택, 골드프랩 등 아티스트들과 작업했던 데이먼 리스가 전자드럼 프로그래밍을 담당했다. 케네디는 지난 7월 사망한 에이미 와인하우스 밴드에서 노래하던 지 가슈트와 크산토네 블라크 등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을 기용했다.


클래식도, 록도, 재즈도, 포크도, 테크노도 아닌 케네디의 이번 작품을 들으면 단편적인 장르들의 콜라주가 아니라 모든 음악 장르를 녹이는 용광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업적이라고 비난받는 크로스오버의 속성과는 거리가 멀다. 순수한 호기심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비주류의 거친 순수성이 녹아있다. 공기 중에서 일찍 변질되어버리고 마는 달콤한 향의 음악이 아니라 오랫동안 자체의 생명력과 독특한 체취를 잃지 않을, 21세기의 동시대 음악. 케네디는 이런 음악을 우리 앞에 내놓았다.
글: 류태형(음악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