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울리고, 안아주고, 춤추게 한 시대의 명곡들
레전드 100 송을 만나보자

대한민국 대중음악 50년 역사의 축약본 《레전드 100 송》 발간
음악 전문채널 Mnet은 2013년에 이어 올해에도 매우 큰 의미를 가지는 프로젝트를 연속해서 기획하였다. 대한민국을 빛낸 위대한 가수 100명을 선정하고 소개한 『레전드 100 - 아티스트』가 그 첫 결과물이고, 2014년 초 방송을 통해 또 한 번 야심차게 내놓은 『레전드 100 - 송』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레전드 100 - 송』은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100곡을 선정하여 모든 세대의 시청자와 소통하고 공감하고자 기획된 Mnet의 음악 캠페인이다. 근대적 의미의 첫 밀리언셀러 음반이라 평가받는 1964년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를 시작으로 2012년 12월까지의 발매곡 중에서, 각 분야의 음악 전문가가 ‘대중성’과 ‘음악성’을 기준으로 후대에까지 길이 기억될 우리 시대의 레전드 송 100곡을 선정하였다.
어느 시대에나 명곡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오랜 기간 명곡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잘 지키고 이어나가는 ‘보존’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레전드 100 아티스트》에 이은 《레전드 100 송》 도서의 발간은 사료적 가치를 남기는 의미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책 《레전드 100 송》은 한마디로 우리나라 대중음악 50여 년 역사의 축약본이라 할 만하다. 장르로 보자면 기성세대가 흥얼거리던 트로트와 포크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그 장르에 있어서 충분히 훌륭한 가수나 밴드가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 록, 90년대를 주름잡았던 댄스가요와 발라드, 그밖에 블루스와 R&B 심지어 레게음악까지 다양하게 아우르고, 이미 전설로 남은 가수부터 현재 전설을 써 가는 가수의 주옥같은 명곡들에 대한 음악평론가와 관계자들의 글이 담겨 있다. 이들 음악 전문가들이 수준 높은 음악적 식견을 바탕으로 쓴 글들은 레전드 송의 음악적 가치와 역사적 의의를 독자들에게 환기시키며 독자이면서 동시에 음악팬이기도 한 이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안겨줄 것이다.

창작의 음악부터 변화의 음악까지
대중성과 음악성을 두루 갖춘 명곡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다

《레전드 100 송》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창작의 음악〉에서는 뛰어난 작사, 작곡으로 단순히 대중가요가 아닌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 인정받는 완성도 있는 노래를 소개한다. 청춘과의 이별을 노래한, 한 편의 시나 다름없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은유와 상징의 미학을 보여주는 패닉의 「달팽이」 같은 곡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2장 〈감동의 음악〉에서는 가창력과 연주력 등 아티스트의 훌륭한 표현력으로 대중에게 깊은 감동을 준 노래가 소개된다. 무가공 창법을 자랑하는 양희은과 불세출의 가창력을 뿜어내는 이선희, 발라드의 성대한 서막을 올린 신승훈의 대표적인 곡들이 등장한다. 3장 〈도전의 음악〉은 한 장르의 시초이거나 다양한 음악적 시도로 오랜 시간 후배 뮤지션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끼친 노래들을 소개하는 장이다. 트로트고고 열풍의 시작을 알린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대한민국에 최초로 울려 퍼진 최초의 헤비메탈 곡인 시나위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 한국 펑크의 시작이라 평가받는 크라잉넛의 「말달리자」까지, 면면이 모두 음악적 혁명의 또 다른 이름들이다.
4장 〈공감의 음악〉에서는 시대와 세대를 넘어 오랜 시간 생명력을 가지고 많은 이들을 통해 불린 남진의 「님과 함께」, 이문세의 「붉은 노을」, 이 중 가장 최신곡인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 등의 노래가 소개된다. 이들은 언제 들어도 현재진행형인 곡들이다. 마지막으로 5장 〈변화의 음악〉에서는 글로벌 진출이나 음악 산업적인 기록을 보유하는 등 음악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노래를 다룬다. 레전드 100 No.1 송으로 선정된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전 세계인을 상대로 ‘말춤’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빌보드 히트를 기록한 싸이의 「강남스타일」까지, 그야말로 역사적인 곡들이 등장한다.
이밖에도 100곡에는 선정되지 못했으나 음악평론가나 교수, 음악 방송 PD, 음반 산업 관계자 등 특정 그룹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20곡들이 ‘히든 레전드 송’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다. 혹시 자기가 좋아하거나 스스로 명곡이라 생각하는 곡이 100곡 안에 들지 않아 아쉬움을 달래야 하는 독자가 있다면 이 장에서 자신의 ‘18번’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겠다.

옛 노래와 지금 세대의 만남, 옛 세대와 지금 노래의 만남
세월과 세대를 뛰어넘는 레전드 송의 가치

현재 우리나라 대중음악에 있어서 단연코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아이돌 가수를 주축으로 하는 가요가 ‘케이팝K-Pop’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음악팬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길게는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세월과 역사가 검증한 100곡의 레전드 송을 개괄하고 그것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일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류와 케이팝이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우리 대중음악에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바로 그 역사성이다. 해외 케이팝 팬들에게 한국의 대중음악이 아이돌 댄스 팝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풍부한 감성과 예술성으로 축적한 다양한 음악들이 존재해 왔음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100곡으로 알아보는 한국 대중음악의 간추린 역사’라고 할 이 책의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다.”_프로젝트 서문 중에서(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이는 비단 해외의 케이팝 팬들에게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국내에서 아이돌 가수와 그들의 음악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도 《레전드 100 송》과 같은 자료를 통해 우리 대중음악과 문화의 풍성함을 배울 것이고, 이처럼 뛰어난 멜로디와 가사를 지닌 노래, 그리고 이를 훌륭히 소화해내는 가수가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 최근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가수들이 옛 노래를 리메이크해 부르고, 그때 그 시절 노래를 모르는 대중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흥얼거리도록 하는 일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무척이나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기성세대들이 ‘삼촌팬’ 등으로 불리며 젊은 가수들을 지지하고 그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는 모습도 인상적이긴 마찬가지다.
그 중심에 있다고 할 대한민국을 움직인 노래 《레전드 100 송》 안에는 각 음악 전문가의 글과 함께 노래를 부른 가수와 앨범의 이미지, 감각적인 일러스트레이션, 평론가의 한마디 등이 들어가 있어 독자들에게 보다 풍요로운 독서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더불어 이번에는 악보집도 함께 발간하여 이 노래들을 함께 부르고 연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난 세기 대한민국 격동의 역사와 함께해 온 대중가요는 실제의 역사와 나란히 사람들을 울리기도 하고, 때로는 안아주고 위로해주었으며, 또 때로는 흥을 돋우며 춤을 추게 만들었다. 각 시대의 숨결과 그 시대마다 대중의 호흡이 퍼져 있는 레전드 송 100곡을 한 곡 한 곡 접하며, 예술적 감동과 무한한 생명력의 힘을 경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