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ky Diver
2. 자화상
3. 별처럼
4. 백야
5. Thunderbird
6. 이건 아니잖아
7. 세상에서 가장 큰 피그미
8. Still
9. 오늘밤
10. The Tallest Man In A Pygmy Village



더 리딩 클럽 - 음악으로 써내려간 희망백서

 어쿠스틱기타를 바탕으로 한 감성적인 모던록은 최근 인디 신을 넘어 가요계 전반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최근 나오는 신보들을 모니터링해보면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너무나 자주 접할 수 있다. 통기타의 따뜻한 음색, 매끄러운 멜로디를 내세운 록은 필시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만한 음악이다. 하지만 너무 자주 듣게 되면 피로감이 쌓인다. 비슷한 스타일을 추구하더라도 남과는 다른 음악을 들려줘야 비로소 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

더 리딩 클럽은 ‘고품격 모던록’ 밴드다. 이들은 록과 모던포크를 기반으로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십센치 스타일의 ‘통기타와 젬베’, 또는 버스커버스커와는 완전히 다른 감성이다. 최근 유행처럼 등장하는 어반(Urban) 성향의 어쿠스틱 가요와도 다르다. 더 리딩 클럽은 기존의 어쿠스틱 팝을 뛰어넘은 진화된 감성과 기분 좋은 멜로디를 통해 포만감 넘치는 음악을 들려준다.

더 리딩 클럽은 주효(보컬, 기타), 박성진(기타), 양지훈(베이스), 이윤혁(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이들은 2010년 네 곡이 담긴 첫 EP [세상에서 가장 큰 피그미]를 통해 데뷔했다. 이번에 발매된 첫 정규앨범 [The Reading Club]에는 더 리딩 클럽의 다채로운 면모를 느껴볼 수 있는 10곡이 담겼다.

더 리딩 클럽의 음악에는 세련된 연주와 친숙한 멜로디가 공존한다. 주효가 영국 유학시절 받았던 영감을 바탕으로 작사 작곡한 곡들은 가요와 팝의 멜로디 사이에서 적절한 선을 찾는다. 여기에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버무린 편곡은 더 리딩 클럽의 음악에 날개를 달아준다. 이러한 출중한 편곡은 각 멤버들의 음악에 대한 탁월한 이해도 덕분일 것이다.

더 리딩 클럽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희망’과 ‘위안’을 주는 음악이다. 최근에 더 리딩 클럽처럼 희망적인 가사를 들려주는 밴드도 드물 것이다. 주효가 고등학교 시절에 만들었다는 ‘Sky Diver’는 청자의 마음을 둥둥 떠오르게 하는 기분 좋은 곡이다. 타이틀곡 ‘별처럼’은 콜드플레이 풍의 브리티시 록 사운드를 들려두는 노래로 인간의 도전정신을 그리는 가사는 런던올림픽의 감동을 떠오르게 한다.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백야’는 에스키모가 썰매를 타고 얼음벌판을 달리는 모습을 그린 곡. ‘Thunderbird’는 둥지를 날아오르는 아기 새의 비상을 노래했다. 더 리딩 클럽은 이러한 가사에 어울리는 악곡과 연주를 통해 청자에게 일체감을 안겨준다. 밴드가 ‘희망백서’를 직접 읽어주는 느낌이랄까? 푸근하다.

더 리딩 클럽의 음악적인 성숙함은 그들의 메시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맨발의 디바’ 이은미가 리메이크하기도 한 ‘세상에서 가장 큰 피그미’는 소외된 사람들의 꿈과 자아를 피그미족에 비유했다. 주효가 영국 유학 시절 길에서 마주친 키 작은 흑인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으로 자신의 길을 가는 묵묵함을 노래했다. 이 노래 후반부에 나오는 가스펠 풍의 콰이어(choir)는 감동을 더한다. 멜랑콜리한 기타와 일렉트릭 피아노가 가미된 ‘자화상’ 역시 더 리딩 클럽의 음악적인 면모를 느껴볼 수 있으며 주효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특히 빛을 발한다. ‘Still’과 ‘오늘밤’에서는 더 리딩 클럽의 감성적인 면모가 잘 드러난다. 어쿠스틱기타와 보컬만으로 이루어진 ‘Still’에는 맨얼굴과 같은 고즈넉한 감성, 사랑노래 ‘오늘밤’에서는 폭발하는 감성이 청자의 가슴을 때린다.

첫 정규앨범 [The Reading Club]으로 출사표를 낸 더 리딩 클럽은 이 도시에서 음악으로 써내려간 책을 읽어주기 위해 다양한 무대에서 팬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음악은 들려질 때만 강렬한 힘을 발휘한다는 주효의 말처럼, 더 리딩 클럽의 음악은 많은 이들에게 뜨거운 울림으로 다가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