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n My Dreams
2. 희망(jenny`s Theme)
3. 꿈을 기다리며(jenny`s Theme)
4. Song Of Angels
5. 너를 향하여(marathon)
6. 다시 한번(once Again)
7. 그리움(in My Dreams)
8. 멈추지마(marathon)
9. 떠나간 자를 위하여(jenny`s Theme)
10. Moon River

<구미호>, <비트>에 이은 정우성, 고소영의 세 번째 하모니. 그리고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의 극본을 썼던 송지나와 TV 드라마 출신의 이장수 감독의 예사롭지 않은 만남. 이 영화 <러브>는 처음부터 화제를 모을 수밖에 없는, 그런 여러 가지 요소들로 충만해있다. 한국 최고의 마라톤 선수인 명수. 그는 국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LA로 왔다가 그곳에서 제니와 만나게 된다. 어머니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을 안고 사는, 아름다운 여인 제니와 명수. 두 사람은 남들이 눈치챌까 두려운 양, 조금씩 조금씩 사랑을 쌓아가고, 더 이상 완주할 수 없을 거라 낙담해 있는 명수에게 제니는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준다. 그리고 그 대망의 마라톤이 있던 날. 명수는 그토록 힘겹게만 느껴졌던 마라톤을 완주하게 되지만, 1위 자리만큼은 늘 자신에게 가려져 2위 자리만 맴돌던 친구 경철에게 넘긴다. 그는 사랑을 얻고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더 이상 승부란 의미가 없다. 그렇듯 두 사람이 먼 이국 땅에서 사랑을 아름답게 포개는 과정을 그려 넣은 고즈넉한 러브스토리. 사랑에 대해 목청껏 토로하지 않고도, 또 은밀하게 속삭이는 데도 깊은 여운을 전해주는 사랑에 관한 짧은 단상. 그렇다면, 이제 음악이 궁금해질 차례다.
사운드트랙은 맨 마지막 트랙인 Moon river를 제외하곤, 모두 켄 송(Ken Song)이란 작곡가의 손길이 스며든 트랙들이다. Moon river는 다 알다시피 작곡가 헨리 맨시니가 만든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주제곡. 어쨌든 그 켄 송의 재능을 특히 엿볼 수 있는 곡은 영화 속에서 제니의 테마라고 할 수 있는 In my dreams. 짐짓 영화 <약속>의 주제곡인 제시카의 Goodbye를 염두에 둔 곡이란 생각이 드는데, 이 곡을 부른 가수는 아직은 지명도가 약한 미국 여가수 미셸 콜(Michelle Cole)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작곡가가 만든 곡이라서 그런지 팝송의 느낌보다는 가요를 변주한 것 같은 이미지가 느껴진다. 그 곡과 함께 명수가 마라톤을 할 때엔, '멈추지마, 내 사랑을 위해. 멈추지마, 내 꿈을 위해'라는 노랫말이 명수의 꿈과 사랑을 대변하는 곡인 '멈추지마, Marathon'이 인상적으로 깔리고 있는데, 이 곡을 부르고 있는 가수는 다름 아닌 심상민. 그 두 곡의 보컬 곡 외에는 모두 켄 송이 작곡한 오리지널 스코어들이 영화 속을 빙글빙글 맴돌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제곡은 따로 있다고 소리 높여 외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 영화의 제목과도 꼭 같은 Love라는 존 레논의 명곡이, 영화속 두 사람의 사랑의 테마가 되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운드트랙에선 만날 수 없으니, 스쳐 지나가는 듯 은은하게 깔리는 이 연주곡들로 그 안타까움을 대신해보자. 자잘한 사랑의 감정들을 무수히 포개놓은 영화. 그리고 그 위를 소박하게 훑고 지나가는 음악. 그 둘의 만남이 사랑에 관한 아름다운 꿈을 꾸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