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1 - Book & Song Poem (Part. 1)
1. 서시 (윤동주 시/김현성 곡)
2. 풀 (김수영 시/김현성 곡)
3.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원제 '나무) (김용택 시/김현성 곡)
4.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 (나태주 시/김현성곡)
5. 문득 (정호승 시/김현성 곡)
6.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도종환 시/김현성 곡)
7.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정채봉 시/김현성 곡)
8. 이육사의 청포도 (이육사 시/김현성 곡)
9. 추억일기 (이해인 시/김현성 곡)
10. 푸르른 날 (서정주 시/송 솔 곡)
11. 서대문에서 (솔솔 시,곡)
 
CD 2 - Book & Song Poem (Part. 2)
1. 소와 아이 (이대흠 시/김현성 곡)
2. 사평역에서 (곽재구 시/김현성 곡)
3. 짧은 노래 (류시화 시/김현성 곡)
4. 제비꽃에 대하여 (안도현 시/김현성 곡)
5. 파장 (신경림 시/김현성 곡)
6. 사랑아 나는 (원제 '사랑') (정희성 시/김현성 곡)
7. 난롯가 물 끓는 소리 (김현성 시,곡)
8. 만찬 (함민복 시/김현성 곡)
9. 고향 (정지용 시/김현성 곡)
10. 작약도 (한하운 시/김현성 곡)
11. 아리랑 (우리민요)



모처럼 포크의 향기가 가득한 음반이 나왔다. 앨범의 타이틀로는 다소 이색적인 "몸에 좋은 시, 몸에 좋은 노래". 대중들에게는 영화 [공동경비구역jsa]에 실려 알려진 노래 ‘이등병의 편지’의 작곡가 겸 가수 김현성의 3집 음반이다. 1998년 두 번째 음반 발매 이후 6년만의 새 음반. 한국문화컨텐츠진흥원의 공모에 선정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 타이틀의 맛을 드러낸 음반커버엔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색색깔의 조각보가 조화롭게 장식되어있다. 조각보의 미술적인 가치와 아름다움을 미처 보지 못한 이들에게 알려주려는 의도이다.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스물 두개의 시에 붙여진 음악들
모두 두 장의 음반에는 민족시인이라 일컫는 윤동주, 이육사부터 우리 시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지용,김수영, 한하운,신경림. 대중적 지지도를 함께 얻고 있는 지금의 김용택, 정희성,정호승,나태주, 곽재구,도종환,이해인,류시화,안도현, 그리고 소장파 함민복,이대흠 시인 등 스물두 곡의 시 노래가 잔치를 열고 있다.
그동안 우리 대중가요에는 시를 노랫말로 한 가요가 더러 있었다. 정지용의 ‘향수’ 고은 시인이 쓰고 김민기가 곡을 붙인 ‘가을편지’ 정호승의 ‘이별노래’가 그것이다. 이런 시 노래들은 우리말의 서정성을 확연하게 전달하고 있다. 여느 히트가요의 생명력 못지않게 우리 곁에 남아 노래의 풍성함을 더해주고 있다.
‘몸에 좋은 시, 몸에 좋은 노래’는 두 장의 음반 가득, 시의 아름다움과 우리말의 다양한 표현을 다시 느끼게 해준다. 아울러 그동안 낭송으로만 접한 아쉬움이 남았다면, 이젠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되었다는 점이 기쁘게 한다. 전곡 대부분, 시 전문을 노래로 살리고 있어 국어를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좋은 교범이 될 것이다.
시와 노래를 비교해보는 이색적인 즐거움
첫 번째 트랙의 윤동주의 ‘서시’는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만의 단촐함이 시의 맛을 더해준다. 결코 노래로 만들기에 녹록치 않은 분량의 곽재구의 ‘사평역에서’ 노래로 처음 접하게 될 김수영의 ‘풀’은 이 음반이 지닌 가치를 높여준다.
음반 내내, 담백한 편곡은 시 본래의 맛을 훼손치 않고 노래와 조화롭게 손을 잡았다. 가수 송창식의 노래로 잘 알려진 서정주 시인의 ‘푸르른 날’이 새로운 곡으로 실려 있다. 하나의 시에 두 개의 노래를 비교해보는 것 또한 이색적인 즐거움이다. 마지막 트랙에 기타와 하모니카 반주로 부른 우리민요‘아리랑’도 신선하게 들린다.
프로듀서, 디렉터, 작편곡, 연주와 노래를 스스로...
김현성은 이음반의 프로듀서,디렉터,편곡, 연주,노래를 거의 혼자 해냈다. 그동안 Sbs '책하고 놀자' Kbs'책마을 산책' 케이블tv '시처럼 노래처럼' 등 책과 시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시 노래 작업을 해온 결과이다. 지난해, 문학을 주 내용으로 한 그의 ‘북 앤 송 콘서트’에서는 황석영, 신영복, 공선옥, 황지우, 정호승등의 문인들이 초대 손님으로, 아울러 그들의 문학세계를 노래로 조명하는 다채로운 작업이었다.
김현성, 음악인임과 동시에 문학인
김현성의 이번 음반이 있기 전에, 그는 이미 세 권의 시집과 산문집을 낸 글을 쓰는 음악인이라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한동안 월간 '샘터', '베스트셀러'와 최근 한국일보(1000자 춘추)에 이르기까지 여러 지면에 글을 싣고 있다. 음반속지에 그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가르쳐준 시인에게 이 노래를 드린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는 갈수록 혼탁해져가는 인터넷언어와 대중가요의 노랫말에 대한 고민처럼 들린다. 헨리 데이빗 솔로우의 '월든'과 김민기의 ‘아침이슬’을, 한대수의 질박한 한국적인 포크를 그리워하는 김현성. 그는 이번 음반을 통해 우리말의 참모습과 대중가요의 조화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