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ntro - (featuring J.u.s.)
2. Flawless
3. Alphabet Soup
4. Miscellaneous
5. D.r.u.g.s. - (featuring Dj Hi-tek)
6. Tha Club Hoppa
7. Lemme Find Out - (featuring Pete Rock)
8. Ben Dova
9. Beats, Rhymes & Phife - (featuring Dave West)
10. Ventilation
11. Horsemen - (featuring No Name)
12. Melody Adonis
13. Outro - (featuring J.u.s.)

힙합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그룹중의 하나가 바로 A Tribe Called Quest이다. 이들이 98년의 [Love Movement]를 마지막으로 해체한 이후, 팀의 리더였던 Q-Tip은 솔로 데뷔앨범 [Amplified]를 발표하였다. 일명 Jazzy Hiphop의 원조격인 ATCQ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으며, 역사상 최고의 플로우를 지닌 MC로 칭송받던 Q-Tip의 데뷔앨범은 평론가들과 ATCQ의 오랜 팬들에게 적지않은 실망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다. 십여년에 걸쳐 여러 힙합 아티스트들과 팬들에게 거대한 영향을 주었던 그가 지나칠 정도로 상업적인 음악과 뮤직비디오, 패션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제 ATCQ의 또 한명의 멤버 Phife Dawg이 솔로 데뷔앨범 [Ventilation: Da LP]를 발표하였다. 그 역시 상당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고, 한편으로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Phife Dawg는 ATCQ 시절 Q-Tip의 그늘에 가려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Tip이 플로우의 대가라면, Phife는 천재적인 라임메이킹으로 누구보다도 훌륭한 가사를 쓰는 MC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의 훌륭한 작사능력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으며, 힙합에 대한 마인드 역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는 힙합이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는 요소들을 꼬집어 비판하고 있으며, 특히 첫 싱글 Flawless에서는 오랜 동료였던 Q-Tip의 상업가수로의 돌변에 대한 반발감도 드러나고 있다. (아래 가사 참조)

FUBU suit with Steve Madden boots make me wanna puke
Phat Farm shorts with a garter belt looking like a whore
or a purple bandanna cuz it matches your shaw

ATCQ는 원래 랩에 욕설이 거의 없는 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앨범중에 PA 스티커가 붙은 것은 거의 없다. Phife Dawg의 솔로 데뷔앨범에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고 있다. 음악적으로도 재즈의 요소들이 많이 빠진 반면에 Hi-Tek, Pete Rock, Jay-Dee 등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DJ/프로듀서들이 Phife의 랩을 받쳐주고 있다. 특히 Hi-Tek과 함께 한 Alphabet Soup와 D.R.U.G.S. 등의 곡들은 Phife가 직선적인 힙합으로도 충분히 MCing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Pete Rock이 음악을 담당한 Melody Adonis는 최근 각광을 받는 Common이나 Roots 등의 아티스트의 곡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Phife Dawg의 신보는 아무리 과장하려 해도 ATCQ의 전설적인 음악적 역사를 이어가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ATCQ의 이름이나 Q-Tip의 지원이 없이도 충분히 주목 받을만한 음악적 역량을 보여주며, 그 자신의 이름 Phife Dawg을 힙합의 역사에 남기려 하고 있다. ATCQ의 팬으로서, 이들이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글/ 전형민(hyang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