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rillaz / Gorillaz (수입/미개봉)

1. Re-hash
2 .5/4
3. Tomorrow Comes Today
4. New Genious (brother)
5. Clint Eastwood
6. Man Research (clapper)
7. Punk
8. Sound Check (gravity)
9. Double Bass
10. Rock The House
11. -2000
12. Latin Simone - Feat. Ibrahim Ferrer
13. Starshine
14. Slow Country
15. M1 A1

2001년이라는 숫자에 익숙해질 즈음 우리는 희한한 밴드 하나를 만나게 된다. 멤버들은 사람이 아니고 [Tank Girl]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던 Jamie Hewlett이 만들어낸 만화 캐릭터들이다. Damon Albarn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지만, 음악의 분위기를 예상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우선 참여한 사람들이 누구 누구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Gorillaz는 2-D(vocals, keyboards), Murdoc(bass), Noodle(guitars, vocals), Russel(drums, raps)로 구성된 4인조 밴드이다. 휑한 눈동자의 2-D는 잘 알려진 대로 게으름뱅이 같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Blur의 Damon Albarn이다. 2-D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그 캐릭터의 머리에 두개의 "땜빵(dent)"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항상 불만에 가득찬 표정을 짓고 있는 Murdoc은 애니메이션을 담당하는 Jamie Hewlett 자신이다. 어깨에 일장기를 달고 있는 가장 귀여운 캐릭터 Noodle은 Cibo Matto의 Miho Hatori 이다. 그녀(?)는 항상 웃는 표정으로 방방 뛰면서 기타를 연주하고, Clint Eastwood 뮤직비디오에서는 날렵한 발차기로 거대한 고릴라 괴물을 무찌른다. Gorillaz라는 이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 Russel은 실력파 MC인 Del Tha Funkee Homosapien이다. 프로듀싱은 Handsome Boy Modeling School의 Dan "The Automator" Nakamura가 담당하였으며, 현재 가장 주목받는 턴테이블리스트 중 한명이자 Automator, Homosapien과 함께 Deltron 3030에 속해있는 Kid Koala의 참여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위의 이름들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Gorillaz의 음악은 Blur의 힙합 리믹스, 또는 Automator feat. Damon Albarn 등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첫 트랙 Re-Hash는 Beck의 [Odelay] 앨범에 수록되었어도 무방할 분위기의 곡이며, 2번 트랙 5/4는 Damon Albarn의 보컬이나 곡의 진행에서 Blur의 영향력이 강하게 느껴진다. Doors의 Light My Fire를 샘플링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멜로디가 친숙한 히트 싱글 Tomorrow Comes Today는 낮게 읊조리는 보컬이 인상적이며, 4번 트랙 New Genious (Brother)의 묵직한 그루브는 마치 Massive Attack의 곡을 듣는 듯하다. 역시 싱글로 발매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이 앨범 최고의 트랙 Clint Eastwood는 Russel의 올드 스쿨 랩핑과 2-D의 보컬이 곡의 분위기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Double Bass는 Kid Koala의 턴테이블 스킬이 돋보이는 힙합 트랙이며, 이어지는 Rock The House에서는 Russel의 뛰어난 랩을 다시 만날 수 있다. 19-2000에서는 Miho Hatori가 보컬에 참여하여 펑키한 느낌을 배가시키고 있으며, 이 앨범에서 가장 특이한 곡인 Latin Simone에는 Buena Vista Social Club의 Ibrahim Ferrer가 참여하여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