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왕이 여기 계신다
2. 내가 주의 신을 떠나
3.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4. 친구
5. 내게 왔으니
6. 지금까지 지내온 것
7. 주 임재 안에
8. 주님 계신 이 자리
9. 천지창조
10. Rest
11. 서로 사랑하라 (Feat.김현철, 강명식, BMK)
12. 평화가 있기를
13. 왕이신 나의 하나님


 

5번째 앨범 [Anytime Anyplace]는 앨범의 곳곳에 구성지게 짜여진 장르의 배치, 이전의 음악적인 느낌들을 이어온 친숙함, 그리고 앨범 전체 안에서 일관성 있게 보여지는 테마가 잘 살아있다. 무엇보다도 음악적으로는 한 장의 음반에서 꽤나 다양한 장르로의 시도를 만날 수 있다는 느낌 좋은 구성이 돋보인다.


하지만 정말 반가운 것은 이런 시도가 이전의 앨범과 단지 다르게 보이려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말로 송정미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의 때늦은, 그리고 솔직한 표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이길승, 김도현, 류형선 등 잘 알려진 송라이터들의 노래는 그들의 이전 음악을 떠올리자면 충분히 그 분위기를 예상할 만하지만, 정작 그 노래들이 송정미에 의해 불려질 때 기성복을 덜컥 걸치는 말쑥함 보다는, 송정미라는 보컬의 음악적인 역량에 맞춰 잘 재단된 맞춤복이 입혀진 듯한 깔끔함이 느껴지는데 이런 점도 송정미라는 아티스트의 솔직한 표현에 일조하고 있다.


원초적인 비트로 앨범의 포문을 여는 "왕이 여기 계신다", 향수에 푹 잠기게 하는 멜로디와 하모니의 "내가 주의 신을 떠나", 포크 내음이 짙디짙은 "친구", "지금까지 지내온 것" 등의 노래들은 송라이터들의 충실한 결과물과 이를 자신의 음악으로 구현해낸 송정미의 멋진 합작품이다. 송정미 자신이 직접 만든 "주와 같이 길가는 것"같은 노래에서 들려지는 흥겨운 스윙 리듬에서는 하물며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여기에 앨범의 작은 클라이막스를 만들어내는 - 김현철과, 강명식, BMK가 함께한 멋진 발라드 - "서로 사랑하라"까지 이르게 되면 이 앨범이 뚜렷이 보여주고 있는 개성의 자연스러움에 일말의 불만도 가질 수 없다. 송정미는 분명 이 앨범을 자신이 부르고 싶었던 노래들로 가득 채우고 있다.


이 앨범은 하나님의 임재와 그 의미를 다양한 각도에서 묵상하고 있고, 여기에 각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 기준점은 이 세상이 만들어진 태초일 수도 있고, 바로 지금 살아 숨 쉬는 우리네 삶의 순간일 수도 있고, 그분의 길을 따라온 여정의 진행형 속에 담겨 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