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tar Dust
2. Stairway To The Stars
3. Stars Fell On Alabama
4. When You Wish Upon A Star
5. Stella By Starlight
6. Evening Star
7. Star Valley
8. Under The Tree Of The Far Country
9. The Child With The Star

 

호기 카마이클(Hoagy Carmichael) 원작의 Stardust는 재즈와 팝의 경계를 두지 않고 수많은 음악인들이 - 아마도 대부분의 음악인들이 - 즐겨 연주했던 곡이다. 은하수의 무수한 별빛을 그린 이 아름다운 멜로디는 수세대에 걸쳐 전세계적으로 크나큰 사랑을 꾸준히 받아온 곡으로 언제 어디에서든 시선을 끌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다.
그리고 연이어지는 Stairway To The Stars는 재즈 스탠더드 곡 중 하나로 국내에서는 테너 색소포니스트 덱스터 고든의 연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많은 가수들이 특히 즐겨 불렀던 Stars Fell On ALabama.
의외로 피아노 연주로는 자주 접하기 힘들었던 곡이기에 듣기 전부터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이렇게 앨범의 서두를 장식한 이 세곡에 나는 특히 애정을 가지게 되었는데, 모두가 피아노 독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 이외에도 이사오 사사키의 음악적인 접근이 특히 인상적인 까닭이었다.
전작인 [Moon & Wave]에서 나타난 모습이 달빛과 연주자의 위치를 같은 곳으로 상정하는 동일시의 이미지를 표현했다면 이 연주에서 드러난 이사오 사사키는 그 세곡이 지니는 나름대로의 별빛 이미지를 철저하게 객체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의 냉랭함과 절제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사실 이런 결과가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그만큼 곡들이 지니는 의미와 분위기가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인지는 확언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이런 현상이 동양인으로서 지닐 수 있는 독특한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심증은 굳은 편이다.
분명 우리가 만나게 되는 음악 속에는 그런 면이 있다. 서양인의 마음으로 작곡된 곡들을 두고 그 원작의 이미지를 크게 거스르지 않고자 한다면 한 연주자가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은 구체적으로는 솔로 연주의 진행일 것이며 정서적으로는 그 곡을 바라보는 연주자 자신의 생각이지 않을까. 한결 편안하고 서정적인 뉴에이지 스타일의 연주를 펼치고 있는 이사오 사사키에 대해 그의 음악적 뿌리가 다름 아닌 재즈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면 아마도 이러 ㄴ얘기가 좀 더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렀을 때 독주가 아닌, 바이올린 연주자 마사추쿠 시노자키와의 듀오로 이루어진 When You Wish Upon A Star와 다시금 홀로 피아노 앞에 앉은 Stella By Starlight이 앞선 세곡들과는 매우 다르게 들리고 있다는 점은 그런 결론에 대한 확신을 좀더 강하게 선사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면 이 앨범 [Stars & Wave]는 [Moon & Wave]에서 보여진 것과는 또 다른 구성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 새로운 매력으로 자리할 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앞선 다섯 곡들과 이사오 사사키 자신의 창작곡들인 그 남은 네 곡들은 이 앨범 한 장을 새로운 두 도막의 구성으로 시도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게 했다.
Stardust에서 Stella By Starlight까지가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모습을 지니고 있으며 나머지 네 곡들은 각각 다른 이미지로 만들어진 소품의 연결, 구성에 대한 이야기에 의거한다면 분명 앨범의 핵심이자 백미는 Stella By Starlight이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된다.

- 김현준님의 앨범리뷰(앨범내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