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몽상적(夢想笛) - Intro
2. 하늘을 달리다
3.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4. 바다를 찾아서
5. 장난감 전쟁
6. 어느 날 Feat. 김윤아
7. 서쪽 숲
8. 거울놀이-interlude
9. 그림자
10. 착시(錯視)
11. 순례자
12.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Feat. Jp


 

이적이 돌아왔다. 파격과 실험, 그리고 깊은 성찰을 한데 담았던 패닉Panic, 김동률과 함께 스탠다드 팝의 원류를 찾았던 카니발Carnival, 정원영, 한상원 등 국내 최고의 연주자들과 함께 순도 100%의 진짜 펑크(funk)를 선사했던 긱스Gigs 등을 아우르는 자유분방한 활동으로 늘 한국 대중음악의 전위에 서왔던 그가, 소리 없이 2년 반 여의 군복무를 마친 뒤 <2적>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솔로 앨범을 들고 2003년 5월 우리에게 돌아왔다.

음반을 들어보면 그의 성장이 괄목할 만하다. 리듬은 더욱 정교해지고 탄탄해졌으며, 곡의 구성은 부쩍 유연, 풍부해졌다. 이전보다 멜로디컬해짐과 동시에 파워는 더 강력해졌다. 밴드 생활을 통해 단련된 그의 보컬 역시 깜짝 놀랄 정도로 폭이 넓어졌고, 가사는 보다 진지하고 관조적으로 삶을 응시한다. 풍부한 감성의 역동성을 자랑하는 이 앨범은 한 번 플레이어에 걸면 끝까지 귀를 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경박함을 자랑하는 이 시대 음악풍토를 일갈하는 음악적, 예술적 추구가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프로듀싱, 작사, 작곡, 편곡, 어쿠스틱 기타, 피아노, 키보드 등을 전담하는 이적의 앨범이지만, 참여한 멤버들의 면면도 대단하다. 이미 긱스에서부터 천재소년이라 불리며 현재 자신의 앨범을 준비중인 올라운드 플레이어 정재일과, 2년 전부터 이적과 손발을 맞춰온 리듬프로그래밍의 귀재 이성훈을 비롯하여, 한국 R&B의 실력자 하림이 하모니카 연주를 해주었고, 역시 실력파 여성그룹인 빅마마의 멤버들 또한 코러스로 참여했다. 절친한 동료 김진표와 김윤아 역시 각각 한 곡씩 피처링을 해줬고, 녹음과 믹스는 국내 최고의 엔지니어 박권일이, 마스터링은 세계 최고의 마스터링 엔지니어인 뉴욕 "스털링 사운드"의 테드 젠슨(Ted Jensen)이 맡아 앨범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