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lackened - 크래쉬
2. Sad But True - Game Over
3. Welcome Home - Genocide
4. Poor Twisted Me - Bolt
5. One - C.o.b
6. Master Of Puppets - 사하라
7. Ride The Lightning
8. Fade To Black - Kalpa
9. Seek And Destroy- No Way




사하라, 노이즈 가든 등 국내 밴드 참여한 수작
한 때, 국내 대다수의 메탈 밴드들이 아마추어 시절 죽어라고 카피하려 노력했던 그룹중의 하나가 바로 메탈리카였다. 이제는 세월이 흘러 메탈리카도 고전의 대열에 올라섰고, 국내 밴드들의 기량도 일취월장했다. 이 앨범에 참가한 아홉팀의 밴드들은 메탈리카의 원곡을 소화하는데에 아무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아니 그중 일부는 자신들의 스타일을 메탈리카의 원곡에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기까지 한다. 메탈리카의 곡들이 메탈 팬들에게 일종의 성역인 것을 생각한다면 이는 상당히 용기있는 행동이다.
이 앨범에서 원곡이 가장 무너지고(?) 있는 경우라면 단연 노이즈 가든의 Ride the lightning이다. 이곡은 누가 뭐라고 해도 노이즈 가든의 곡이다. 초창기 블랙 사바스 풍의 무거운 기타 톤과 얼터 풍의 멜로디, 중간에 삽입된 느닷없는 하드 코어 리듬 등, 모든 부분은 노이즈 가든화 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명곡 파괴 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어서서 국내 밴드라고는 믿기 힘든 음악적 성과를 이룩했다. 이는 원곡과 상관없는 훌륭한 재창조다. 이 한곡 만으로도 이 앨범은 세계에 내놔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당당한 작품이 될 것이다.
칼파에 의한 Fade to black 역시 이에 못지않은 용기 있는 시도이다. 그러나, 북구 블랙 메탈 풍으로 리메이크한 사악한 메탈리카의 노래가 팬들에게 어떻게 작용할 지는 아직 미지수. 앨범의 오프닝을 담당한 크래쉬의 Blackened는 이제 세장의 앨범을 발표하면서 나름대로 무르익은 이들의 연주 기량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디스토션을 걸어서 거의 데스에 가까운 목소리로 제임스 헤트필드의 카리스마를 커버하는 안흥찬의 목소리나 중간에 삽입된 인더스트리얼 풍의 사운드, 메탈리카 본인들의 연주에 그다지 뒤처지지 않는 꽉 짜인 사운드는 참가 밴드 중 국내에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크래쉬의 아성에 적절히 한 몫 할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사하라의 Master of puppets는 거의 원곡에서 벗어나지 않는 밋밋한 편곡과 연주로 다소 실망감을 안겨준다. 이는 상당한 연륜과 실력을 갖고 있다고 여겨지는 이들을 알고 있는 팬들이라면 다소 의외의 결과일 것이다. 어쨌든 이 앨범 자체는 서구 메탈 음악의 정점에 대한 국내 밴드들의 중대한 도전이다. 이러한 점을 생각한다면 결과는 그 기대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