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The Emperor`s New Clothes
2. Dark Diamond
3. Look Ma, No Hands
4. American Triangle
5. Original Sin
6. Birds
7. I Want Love
8. The Wasteland
9. Ballad Of The Boy In The Red Shoes
10. Love Her Like Me
11. Mansfield
12. This Train Don`t Stop Here Anymore

 

ELTON JOHN 그의 21세기 첫 앨범 [SONGS FROM THE WEST COAST]

1967년 6월, 시인이 되고자 했던 Bernie Taupin과 부끄럼 많은 피아니스트 Elton John이 첫 대면식을 가졌다. 60년대 초에 Bluesology라는 이름의 밴드 생활을 함께 했던 Long John Baldry의 ‘Lord You Mad The Night Too Long’에 첫 크레딧을 올리며 34년간 이어진 둘의 우정은, ‘Your Song’, ‘Rocket Man’, ‘Daniel’, ‘Tiny Dancer’, ‘Candle In The Wind’ 등의 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고립된 감정의 표출을 글로, 음악으로 융합시켜왔다. 그런 의미에서 21세기 첫번째 앨범인 [Songs From The West Coast]는 21세기에 들어선 Elton John과 Bernie Taupin의 오랜 우정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Elton의 고전 명작들을 연결시켜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1947년 3월 25일생인 Reginald Kenneth Dwight은 4세 때 피아노 레슨을 받기 시작하여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락 피아니스트로의 첫 발걸음을 디뎠다. 1961년, Reginald는 블루스 밴드인 Bluesology의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다가 보조 밴드 멤버로서의 생활에 염증을 느끼며 다른 방도를 물색했다. 이때, 운명의 음악적 동반자, Bernie Taupin을 만나 1968년부터 공동 작품을 만들어왔다. Reginald는 Bluesology의 색서폰 주자 Elton Dean과 리드 보컬 Long John Baldry의 이름을 각각 따서 “Elton John”이라는 기억하기 쉬운 이름으로 바꿨다. 1969년 6월, Elton은 데뷔 앨범인 [Empty Sky]를 발표해 제법 괜찮은 평을 얻었으나, 판매량은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바로 이어진 ‘Your Song’은 Top 10 싱글로 자리매김했고, [Tumbleweed Connection], 라이브 앨범인 [11-17-70], 영국 영화 사운드트랙인 [Friends], [Madman Across The Water], 마침내 그를 스타덤에 올려 놓은 1072년 문제작 [Honky Chateau]를 발표하면서 미국 차트 no.1을 기록, 5주간 자리를 지켰다. 1972-1976년에 Elton John과 Bernie Taupin의 히트 행진은 멈출 줄을 몰랐다. [Rocket Man]은 16곡의 빌보드 싱글차트 Top 20 연속 히트를, [Honky Chateau]는 7개의 빌보드 앨범 차트 연속 no.1을 기록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1976년에는 Kiki Dee와의 듀엣 곡 ‘Don’t Go Breaking My Heart’가 UK no.1을 차지했고, 앨범 [Here And There]와 [Blue Moves]는 2백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기현상은 그가 락 전문가들의 환심을 사면서 계속되었는데, 잡지사들은 앞다투어 그의 방대한 의상과 결코 다 들을 수 없을 거대한 음반 수집욕, 사치스런 집 등을 기사화했다. [롤링스톤즈]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고백한 Elton은 많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고, 2CD로 제작된 [Blue Moves] 이후로는 Bernie와의 공동작업도 삐걱거리게 된다. 자신의 은퇴 입장을 밝힌 Elton은 1977년부터 매년 단 한장의 앨범만을 발표하기로 정하고, Gary Osborne과의 첫 작업을 통해 1978년 [A Single Man]을 발표했다. 1979년 [Victim Of Love]의 실패를 끝으로 Elton은 1980년작 [21 at 33]으로 Bernie와 재결합을 하면서, ‘Little Jeanie’ 같은 Top 10 히트곡을 낸다. 1981년 Geffen에서 발표한 두번째 앨범 [Jump Up!]은 ‘Blue Eyes’와 ‘Empty Garden (Hey Hey Johnny)’ 덕분에 골드를 기록한다. 1980년대의 Elton John은 지속적으로 골드 앨범을 기록하면서 ‘Sad Songs (Say So Much)(1984)’, ‘Nikita(1986)’, ‘Candle In The Wind(1987)’, ‘I Don’t Want To Go On With You Like That(1988)’ 등 Top 10 히트곡 행진을 계속 해왔다.

그의 음악 경력이 화려해질수록, 코카인과 술로 찌든 그의 사생활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1984년, Elton은 엔지니어인 Renate Blauel과 결혼, 4년만에 이혼했다. 1993년, Elton의 [Duets] 앨범은 Bonnie Raitt, Paul Young, K.D. Lang, Little Richard, George Michael과 함께 이뤄진 작업이었다. 1994년, 5개의 신곡을 포함한 디즈니 블록버스터 [The Lion King] 사운드트랙은 US 차트 no.1을 차지했다. 주제가였던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은 아카데미 어워즈에서 [Best Original Song]을 수상했고, 게다가 그래미 어워즈에서 [Best Male Pop Vocal Performance]까지 거머쥐게 된다. 이어 1995년, Elton은 용감하고 솔직하게 그의 과거를 고백하는 인터뷰를 하고, 팬들의 충격을 베스트 앨범 중 하나인 [Made In England]로 보상했다. 1997년 7월에 그의 절친한 친구인 디자이너 Gianni Versace가 살인자인 Andrew Cunanan에 의해 살해되었는데, 이 추도식이 얼마 안 있은 후, 다이아나 공주가 파리에서 끔찍한 자동차 충돌로 사망했다. John은 다이아나비의 장례식에서 마릴린 몬로에게 바쳤던 ‘Candle In The Wind’(14주간 1위)를 97년 버전으로 개사하여 부름으로써 영국에서의 플래티넘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33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게 되었다. 이런 일련의 비극적인 사고 끝에 Elton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수여받고 마침내 Sir Reginald Kenneth가 된다. 그리고 2000년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환상적인 ‘One Night Only’ 라이브 무대는 다시금 Elton John 붐을 일으켰다.

“SONGS FROM THE WEST COAST”

2000년 여름, 프랑스 남부. Elton John과 오랜 음악 동료인 Bernie Taupin이 처음 작업한 22곡에서 12곡이 되기까지, 격렬한 암투가 있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피아노와 Elton John의 보컬에만 포인트를 준, 단조롭지만 정돈된 완숙미가 넘치는 앨범이 발표되었다. 이 자연스러움은 팬들이 수년간 듣고 싶어했던 바로 그 소리다. Elton John... 어떤 곡이 귓가를 맴도는가? 이렇게 난감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일번 앨범 속에는 그의 고전으로부터 현재의 감각적인 음감까지 모두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거부할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로 바로 빠져들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큰일이다.

그의 21세기 첫번째 앨범, [Songs From The West Coast]는 어떤 의미에서 Elton John의 고전 명작들을 연결시켜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미국 인기 드라마 시리즈인 “Ally McBeal”의 4번째 시즌에 출연 중인 Robert Downey Jr.가 직접 립싱크를 하며 따라 부르는 뮤직 비디오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첫 싱글 ‘I Want Love’는 이미 UK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첫 곡 ‘The Emperor’s New Clothes’는 다소 구슬프지만, 떨어지는 음을 받아치는 Elton John의 곡 해석은 덤덤하기만 하다. 과거 [Tumbleweed Connection]이나 [Madman Across The Water]의 느낌을 전해준다. ‘I Guess That’s Why They Call It The Blues’ 이후로 두 번째 만나는 Stevie Wonder가 Clavinet, 하모니카 등 세션에 참여해 더 빛나는 ‘Dark Diamond’가 멀어질 때 쯤이면, 유려한 피아노 간주가 일품인 ‘Look Ma, No Hands’가 이어진다.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먼저 녹음을 마쳤다는 ‘American Triangle’은, 미국 북서부 주에 있는 Wyoming에서의 어린 게이의 살인에 관한 내용으로 Elton John에게는 중요하고 민감한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Bernie가 던져준 가사에 음을 입혀 적절한 무게를 실어 나름의 속내를 표현해냈다. ‘The Ballad Of The Boy In The Red Shoes’는 과거 ‘Tiny Dancer’같은 구조의 멜로디를 가진, 에이즈로 죽어가는 한 남자에 관한 슬픈 곡이다. 하지만, 이 곡은 레이건 정부에 대해 “그들이 과연 1980년대에 에이즈를 없애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묻는 곡이기도 하다. 가장 전통적인 업 템포 곡인 ‘The Wasteland’는 새로운 방식으로 피아노를 연주했다고 한다. 또한, 특히 Elton이 좋아하는 가사이며, 가스펠에 가까운 블루스 곡이다. 통렬한 ‘Ballad Of The Boy In The Red Shoes’, 의기양양한 ‘This Train Don’t Stop There Anymore’까지 Elton John의 강한 열정이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본작에서 우리는 단지 그가 할 수 있는 최고의 Elton John이 되고자 했음을 잘 알 수 있다. 하루에도 숱하게 명멸하는 아티스트들 속에서 그의 음악이 늘 살아 숨 쉴 수 있는 것은, 우리 삶 속에 녹아들 수 있는 그만의 자연스러움 때문일 것이다.

글 / CG from Elsewhere (앨범 내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