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1

1. Walking By Myself
2. Oh Pretty Woman
3. Still Got The Blues(full Version)
4. Separate Ways
5. Since I Met You Baby
6. Story Of The Blues(single Edit)
7. All Your Love
8. Too Tired
9. Need Your Love So Bad(single Edit)
10. Midnight Blues
11. King Of The Blues
12. Jumpin' At Shadows
13. Texas Strut
14. Moving On
15. Stop Messin' Around
16. Parisienne Walkways-93'
17. The Supernatural

 

CD 2

1. Caldonia
2. You Don't Love Me
3. Key To Love
4. The Thrill Is Gone
5. Stormy Monday
6. Cold, Cold Feeling
7. Further Up The Road
8. The Stumble
9. Oh Pretty Woman
10. Walking By Myself
11. Too Tired
12. Still Got The Blues
13. All Your Love
14. Midnight Blues

 

게리 무어의 블루스 명곡들과 미공개 라이브 실황이 담겨진 작품

게리 무어(Gary Moore)의 음악적 변덕은 줄곧 매니아들의 비난이 되곤 했다. 수없이 반복된 밴드의 가담과 탈퇴, 그리고 퓨전, 헤비 메탈, 블루스, 심지어는 일렉트로닉 음악까지 섭렵하려 들었던 그의 음악적 욕심이 오히려 줏대 없는 변덕쟁이로 취급되는 빌미가 된 것이다. 물론 그가 그렇게 다양한 음악적 경력을 쌓으며 수없이 많은 명곡들을 남긴 바 있고, 기타 연주에 관해서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대가라 할 수 있을지라도, 진득하게 한 우물을 파지 못하는 그의 모습이 무언가 아쉬움을 남겼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해야할 사실이다.

그러나 게리 무어가 90년대로 들어서 보여주기 시작한 블루스의 열정만큼은 참으로 위대한 것이 아닐 수 없다. 특유의 파워 넘치는 연주 스타일로 표현된 그의 블루스 세계는 청자를 압도해버릴 만한 힘과 에너지가 담겨져 있었고, 헤비 메탈을 방불케 하는 시원스러운 사운드와, 때때로 들려주는 너무나도 애절한 기타 연주는 블루스 팬들이 아닌 일반 대중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길 만큼 훌륭한 것이었다.
1990년 처음으로 완성시킨 블루스 명반 [Still Got the Blues]는 전세계적인 성공과 더불어 그의 블루스 감각에 대한 믿음을 갖기에 충분한 작품이었고, 그로부터 2년 후에 발매된 [After Hours] 역시 알버트 콜린스(Albert Collins)와 비비 킹(B.B. King) 등의 명인들이 참여한 보기 드문 수작이었다. 그의 파워 넘치는 핑거링과 강렬한 피킹에서 우러나오는 공격적인 사운드는 어떤 블루스 뮤지션에게서도 느낄 수 없는 뜨거운 에너지를 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도 게리 무어는 블루스 연주로만 이루어진 라이브 앨범 [Blues Alive]를 공개해 팬들로부터 환호를 얻었고, 95년에는 줄곧 그의 우상이 되어온 피터 그린(Peter Green)에 대한 존경심을 표한 [Blues for Greeny]를 발표하여 보다 끈끈한 블루스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비록 그 이후로 몇 차례의 일렉트로닉 성향이 담긴 앨범들을 발표하여 팬들로부터 또 다시 외면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지난해 다시 블루스로의 회귀를 선언한 [Back to the Blues]를 공개하여 변함없는 블루스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 바 있다.

2002년으로 접어들어 공개한 [Best of the Blues] 앨범은 바로 그러한 게리 무어의 블루스 세계를 총 결산하는 뜻 깊은 작품이다. 특별히 2CD로 제작된 이 앨범은 'Disc 1'에는 17곡의 블루스 명곡들을, 'Disc 2'에는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라이브 실황을 담아놓아 블루스 초심자에게는 물론 기존의 팬들에게까지도 좋은 선물이 되고 있는데, 이 앨범 하나만으로도 그가 90년대에 이룩한 위대한 블루스의 세계를 이해하기에는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수없이 많은 블루스 뮤지션들에 의해 재해석된 바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게리 무어의 연주에 정감이 가는 'Walking By Myself'를 비롯하여, 두 말이 필요 없는 불후의 명곡 'Still Got The Blues', 비비 킹과의 주고받는 협연이 정감을 더하는 'Since I Met You Baby', 게리 무어 특유의 애절함이 담겨 있는 발라드 넘버 'Story Of The Blues'와 'Parisienne Walkways', 피터 그린의 원곡을 보다 극적인 맛을 살려 재해석한 'Need Your Love So Bad'와 'The Supernatural', 그리고 90년대 초반 곳곳에서 펼쳐진 라이브 명연들에서 보여지는 그의 활화산 같은 블루스 연주는 언제 들어도 시원스럽고 뜨거운 숨결로 가득한 것이다.

이 앨범은 게리 무어의 블루스 세계를 정리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무엇보다 블루스를 입문하려는 이들에게 더 없이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그 동안 블루스에 대한 관심은 있으나 막상 어떤 앨범을 먼저 들어야 될지 잘 몰라 망설였던 이들이나, 또 흔히 말하는 블루스의 명인들이라 할 머디 워터스(Muddy Waters)나 하울링 울프(Howlin' Wolf) 등의 깡통 블루스 연주가 왠지 심심하고 어렵다고만 느껴졌던 이들이라면 이 앨범이 그 적절한 입문서 역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게리 무어가 펼치는 친숙하고 다이내믹한 블루스의 세계를 경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앨범을 권하고 싶다.

글 / 원지환 (unipa@imus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