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 읽는 土地

 

김영동은 우리 음악 무대의 개성 있는 작곡가이며 매력있는 연주가다. 그의 음악은 쉽고 친근하며 언제나 한국의 정서와 아름답게 만날 수 있는 우리음악의 이상적인 하나의 얼굴을 갖고 있다. 그는 가장 오랜 소리에서 새로운 소리를 찾아내고 멀리 가버린 소리, 잊혀지고 묻혀있는 소리를 우리 곁으로 가깝게 끌어 내 준다. 새로운 소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는 늘 결코, 오랜 소리의 바탕이 있으므로 그는 항상 노련하다. 그는 자신이 우리 음악의 가능성을 시도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음악의 이상과 내일을 추구하는 예언자임을 선언한다.

 


작품개요 및 줄거리

 

서사음악 "토지"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土地"중에서 제 1,2부를 축약하여 음악극으로 만든 것이다. 경남 하동의 평사리라는 마을에서 5대째 대지주로 살아가는 최참판댁의 며느리가 머슴과 함께 달아나는 것으로부터 "토지"는 시작된다. 최참판댁의 비극적인 내력, 최씨 집안의 재산을 노린 김평산의 당주 최치수 살해, 집안 기둥이던 윤씨부인의 호열자로 인한 죽음, 최치수의 죽음 후 전개되는 먼 친척 조준구의 음모 등 갖가지의 사건은 최씨 집안의 마지막 자손인 어린 서희를 냉정하면서도 사려깊은 여인으로 성장케한다. 그리고 사건의 중심부와 언저리에는 최씨 양만집의 인물들만이 아니라 그집의 하인들과 마을의 농투성이들, 다른 양반집의 인물들이 얼키고 설켜 거대한 드라마를 형성한다. 서희는 어머니와 아버지, 유모와 할머니, 그리고 재산을 차례로 잃는 비극을 겪고는 간도로 떠나는 데서 1부가 끝난다. 서희가 잃고 온 것은 사람과 재물만이 아니었다. 나라를 일본에 잃은 설움을 북간도에서 가서 비로소 절감한다. 그러나 윤씨부인이 남긴 보석을 밑천으로 토지와 식량에 투자, 그녀는 조준구에게 복수할 발판을 마련한다. 서희는 어머니가 하인과 함께 달아났듯이 하인이나 진배없는 길상과 결혼, 두 아이를 낳음으로써 봉건적인 신분격차의 벽을 허문다. 서희는 비상한 수단으로 대부호가 되어 잃어버린 땅을 되찾고서 독립운동가가 된 남편을 만주에 남겨두고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