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느아침
2. 소풍에서
3. 사랑
4. 소녀와 나무, 그리고 비
5. 선영
6. 세개의 작은 춤
7. 코스모스 한들한들
8. 잿빛하늘
9. 연민
10. 오월의 신부
11. 엄마야 누나야
12. 내 마음의 평안
13. 하늘에 별이 총총
14. 굴렁쇠
15. 비오는 날
16. 작은 사랑이야기

 

본작 "어느 아침"은 12곡으로 이루어진 모음곡 '잿빛하늘'과 4곡으로 이루어진 '오래된 일기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잿빛하늘은 1989년부터 2000년까지의 긴 시간 동안 틈틈이 작곡한 곡을 피아노 연주를 위해 재구성 한 것으로, 전반부 6곡은 작곡가의 개인적 삶을 정서적으로 풀어나간 것이며, 후반부 6곡은 우리 현대사에 있어서의 시대적인 아픔과 이에 대한 진혼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된 일기장은 2001년 가을에 작곡한 곡으로, 어릴 적 추억을 회상하며 쓰고 있는 지금의 일기장입니다.

* 편안한 피아노 음악이 있는 하루로의 초대

나의 음악은 소박합니다. 나의 음악은 솔직하고 편합니다.
나의 음악은 청중으로 하여금 어떠한 음악적 의미를 찾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노력은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저의 고민으로 충분합니다.
나의 음악은 그저 가족과 친구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따듯한 차와 같은,
서로간의 정을 나누는데 작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족합니다.
나는 나의 음악이 소박하기를 원하고, 솔직하고 편하게 다가가기를 원합니다.

* 김준성의 음악은?

김준성 그의 음악은 많은 사색과 경험, 기억의 유추로부터 시작된다. 설사 그의 언어가 유명한 뉴에이지 음악가들의 곡들에 익숙하여 버린 우리의 귀에 식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는 그들이 가질 수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어떠한 나라이든 그 나라만의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그 나라의 국민들은 그들만의 서정성을 지니게 마련이다. 조지윈스턴이나 유키구라모토, 앙드레가뇽, 케빈컨 등의 유명한 뉴에이지 피아노 솔로를 하는 음악가들도 물론 그 나라의 서정성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가 아니... 적어도 내가 그들의 음악을 듣고 감흥을 받거나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기억이나 감성에 근거한 느낌일 뿐이다. 절대 그들이 사는 환경이나 서정성... 혹은 기억들과 일치할 수 없는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김준성 그는 그들이 가질 수 없는 한국인만의 서정성 혹은 감성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지금 발전단계에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제 첫발을 내딛었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그의 일련의 작업들이 지금부터 그가 나아가기 위한 준비였던 것이다. 그들이 그랬든 우리의 서정성과 기억이 뭍어나는 그의 음악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그들 나름대로의 감성의 파편들은 그의 표현에 의한 기호와 맞물릴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음악을 듣고 개인적으로 그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그의 음악에서 베어나오는 "한 소년의 동요와 같은 맑음"과 곡에서 자연스레 유츄되어 관계 맺어지는 이미지들의 흐름에 있다. 구지 조지윈스턴의 깊이있고 성숙한 멜로디나 유키구라모토의 시적감수성을 강조한 멜로디, 케빈컨의 재즈성 강한 선율, 앙드레 가뇽의 드라마틱한 멜로디를 추구하거나 추종하지 않더라도 그만의 색깔을 가지기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그런 그들의 음악 또한 그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김준성 그는 그의 음악의 음표 하나 하나에 그가 가진 기억을 심고, 그가 가진 이미지를 만들어 그것에 의해 자라나는 소년과 같다. 그런 느낌으로 그의 곡을 접하게 된다면 누구도 음악에 금방 빠져 버릴것이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지나 그가 화려한 조명과 커다란 무대 위에서 좋은 옷을 걸치고 나와 사람들 앞에 섰을때, 그때도 그의 소년과 같은 미소를 잃지 않았음하는 바램이 있다. (김준성의 2002년 부암아트홀에서의 독주회를 보고... 건축가 이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