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Francisco Guayabal (pio Leiva)
2. Pio Mentiroso
3. Desvuelo De Amore
4. Sonero De Verdad
5. Mi Son Oriental
6. Duando Ya No Me Quieras
7. La Alegria Del Montuno
8. Pensamiento
9. Perla Marina
10. Para Bailar Mi Son
11. Yo No Soy Mentiroso

 

1917년 5월 5일 쿠바의 모론(Moron)에서 태어난 피오 레이바는 본명이 윌프레도 피오 레이바 파스쿠알(Wilfredo Pio Leiva Pascual)로 여섯 살 때부터 봉고를 치기 시작했고 혼자 노래 부르기를 즐겨했다고 하는데 열 세 살 무렵 우연히 이웃에서 연주하고 있던 악단을 찾아가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게 해달라고 졸라댔고 노래를 부른 뒤 관중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내 가수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 뒤 `Orquesta de Jesus Montago`, `Orquesta Raqueteros del Swing` 등의 많은 밴드를 거치며 보컬로 활동하던 그는 한 커피 회사의 후원으로 3중주단을 조직해 활동하기도 했고 `Hermanos Martin`이란 밴드와 함께 아바나(Havana)로 진출하게 된다. 1957년 아바나에 정착한 그는 [RCA] 레이블에서 다른 뮤지션들과 함께 레코딩에 참여하기도 했고 그 뒤 레이블을 나와 `Con Cocaleja Y Cangrejal` 등의 자작곡들을 직접 레코딩하기에 이른다. 그 후 클럽 등에서 노래를 부르며 음악을 계속했던 그는 `La Cocaleca` 등을 히트시킨 뒤 파나마와 멕시코 등지를 돌며 노래를 불렀고 1950년대 말에는 콤파이 세군도(Compay Segundo)와 함께 레코딩을 하기도 했는데 이 앨범에도 실린 그의 최고 히트곡 `Francisco Guayabal`도 그와 함께 레코딩한 적이 있다. 그 뒤로도 음악계에서 꾸준히 활동을 해온 그는 아프로 쿠반 올 스타스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등의 많은 밴드와 함께 공연을 했는데 최근엔 이 앨범에 함께 한 소네로스 데 베르다드(Soneros De Verdad)라는 밴드의 보컬로 활동하며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에서 콘서트를 갖기도 했다.

이 앨범은 `Soneros De Verdad presenta Pio Leiva`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피오 레이바의 완전한 솔로 앨범이라기 보다는 밴드 소네로스 데 베르다드와 함께 한 협연 앨범이다. 수록곡 중에는 그가 노래를 하지 않은 곡들도 실려 있기 때문이다. 밴드의 음악 감독이며 기타리스트인 마누엘 데 라 크루즈(Manuel De La Cruz)가 편곡은 물론 직접 보컬에 참여하고 있으며 밴드의 리더이기도 한 `젊은` 보컬리스트 루이스 프랭크(Luis Frank) 역시 자신들의 찬가인 자작곡 `Sonero De Verdad`에서 솔로로 노래를 들려주는 한편 마누엘 데 라 크루즈와 함께 `Pensamiento`에서 듀엣으로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앨범은 흥겨운 라틴 리듬 손(son)과 감미로운 볼레로 곡들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다. 쿠바의 전통 리듬인 손(son)은 싱코페이션이 강조된 아프리카 리듬에 스페인 쪽에서 영향을 받은 쿠바 전통 민요의 한 형태인 트로바(trova) 멜로디가 결합된 것이다. 피오 레이바의 명곡으로 티토 푸엔테, 콤파이 세군도 등 수많은 라틴 뮤지션들이 리메이크한 바 있는 첫 트랙 `Francisco Guayabal`을 비롯해 `Pio Montinero` 등이 그런 곡들이다.
한편 볼레로는 스페인의 무곡을 연상시키거나 혹은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동명의 노래를 떠올리게 하지만 여기서는 기타 연주 등에 동반되는 아주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라틴 아메리카 스타일의 발라드를 일컫는다. 19세기 후반 쿠바의 산티아고에서 나타난 음악 형태로 트리오 로스 판초스(Trio Los Panchos) 등의 음악이 가장 유명하다. 피오 레이바와 마누엘 데 라 크루즈가 듀엣을 들려주는 `Desvelo De Amor(사랑 때문에 잠 못 이루고)`와 역시 마누엘 데 라 크루즈의 부드러운 기타 연주에 맞춰 루이스 프랭크와 마누엘의 감미로운 보컬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Pensamiento(생각)`, 그리고 여성 게스트 보컬인 버지니아(Virginia)의 매혹적인 목소리가 어쿠스틱 피아노와 기타에 동반되어 실린 `Perla Marina(바다의 진주)` 등이 볼레로 곡에 속한다.

심장을 박동치게 하는 타악기의 원초적 리듬에 실린 흥겨운 음악은 물론이고 따스한 봄바람이 가볍게 창문을 스치는 밤, 달빛을 타고 들려오는 사랑의 세레나데를 떠올리게 하는 로맨틱한 볼레로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음반에는 음악 하나로 오랜 세월을 견뎌온 거장의 여유로움이 넘쳐흐르고 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얼굴에 담은 채 느긋하게 시가를 피워 문 피오 레이바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에게 있어 음악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의 삶 자체였던 것이다. 힘들이지 않고 들려주는 거장의 노래 한 자락이 구구절절한 백마디 말보다도 더 진실하게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이 때문이리라.

-자료제공: 스카이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