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1
단가 편시춘, 흥보가 초입 - 흥보 마누라 탄식

CD 2
도승이 집터잡아주는 대목 - 놀보가 흥보 집 찾아가는 대목

CD 3
화초장타령 - 놀보 개과천선

 서른 중반인 젊은 소리꾼 채수정의 소리는 푸르른 초여름이다. 봄에 돋아난 연약한 새싹들이 점차 짙어지면서 무서운 기세로 뻗어나가는 소리이다. 세상을 모두 집어삼킬 듯 그 성량이 크고 담겨진 포부 또한 장대하다. 국립국악고등학교와 이화여대 한국음악학 박사과정, 경희대 국문학 석사까지 졸업한 인재이지만, 책장을 넘겨가며 판소리를 찾기보다는 관객들과 어울려 신명나는 소리판을 만들어가며 진정한 판소리를 찾아간다. 박록주-박송희를 잇는 동편제 소리로 채수정의 그 시원시원한 맛은 한낮에 내리쬐는 여름 볕을 거뜬히 이겨내는 시원한 약수처럼 좀처럼 잊기 힘들다.
이번 채수정의 [판소리 흥보가 완창]은 경기도 남양주의 ‘운당’이라는 전통한옥에서 공연한 실황을 녹음하였다. 음반에는 배고픈 흥보와 천연덕스러운 놀보 놈 이외에도 특별히 놀보 박타는 대목의 초라니 패와 선소리꾼들의 노래도 선보이며 공연의 끝까지 자리를 함께한 오십 여명의 관객들이 신명 섞인 추임새가 흥을 돋우고 때때로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소리와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기까지도 참여하였다.
어디 한군데 가려운 곳 없이 시원하게 벋어나가는 채수정의 소리와 관객들의 추임새가 여러분을 생생한 소리판으로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