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삐뚤빼뚤 원래 그래
2. 스물 아홉,문득
3. 안녕, 나의 눈부신 비행기
4. 사랑은 어디에
5. Shush
6. 그림으로 가는 사람들
7. 할머니가 피었어요
8. 김포 쌍나팔
9. 그녀에게
10. 끝
11. 죽여 밟아 묻어
12. 인어
13. Weeping Yellow Moon
14. 말해요, 우리
15. :44 Pm


 

 인디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의 세 번째 정규 앨범 [Time Table]이 발매되었다. "마이너리그의 올스타 밴드"라 불릴 만큼 밴드결성 이전부터 각기 활발한 활동을 통해 화려한 경력을 지닌 멤버들로 구성된 3호선 버터플라이는 멤버들의 지명도에 걸맞게 이번
앨범에서도 안정되면서도 실험적인 음악을 선사한다. 이전 음악이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 쓰이면서 대중과 가까워졌던 것처럼 이번 앨범에서는 영화 <...ing>에 삽입된 `그녀에게`등을 수록하고 있다.

 

한 밴드가 어떤 색깔로 규정되는 것은 너무 쉽다. 그러나 이번 3호선버터플라이 앨범의 15개나 되는 곡들은 저마다 다른 느낌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특이할 점은 3호선의 이번 앨범은 저마다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으면서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 조화는 마치, "3호선"이라는 대중적인 지하철의 이름과 나비가 상징하는 몽환적인 이미지가 전혀 어울리지 않으면서 묘하게 얽히는 밴드 이름의 느낌과도 비슷하다고 할까..

 

그들의 음악은 `꿈꾸는 나비`에서 발견되었던 것과 같은 부드러움을 지닌 몇 곡의 노래들 (`스물 아홉 문득`, `사랑은 어디에`, `그녀에게` ) 과 같은 곡들에서 다시 만날 수 있지만 그 동안 3호선버터플라이의 무기이기도 했던 노이지한 사운드는 이번 3집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이분법은 언제나 실제로 별 도움이 안 되는 단순화의 논리로 밴드의 성격을 규정지어 버리기 쉽지만 3호선버터플라이에게 있어서 이 이분법은 그들의 음악적 성향이 이러한 두 가지 구분에 묶이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유용하다.

 

그러나 그들의 말처럼 이전 앨범들보다 좀 더 대중적인 느낌이랄까, 그러한 이유는 여러 곡들이 복고풍(`김포 쌍나팔`, `스물 아홉 문득`, `사랑은 어디에`)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8번 곡에서 흘러나오는 샘플링은 옛날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데, 이 복고적인 음악스타일은 음반의 스타일을 확고히 해주는 듯 하다.

 

그러나, 한국 통신 노조의 다큐멘터리에서 소리를 캡쳐한 `죽여 밟아 묻어`는 다른 곡들과 달리 사뭇 거칠다. (한국 통신 노조원들의 구호 “죽여 밟아 묻어 씨발 개새끼들아”에서 인용했다고 한다.) 이 거친 구호가 3호선버터플라이의 리듬과 만나 어떻게 퍼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도 그들만의 정서를 담고 있는 가사는 듣는 이들로 하여금 그들을 리듬만으로 기억하게 하지는 않는다. `안녕 나의 눈부신
비행기`나, `그림으로 가는 사람들`은 절망과 희망에 대해 다른 리듬으로 노래하고 있다. 그러기에 이번 앨범의 15곡은 지루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