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he Said
2. Happy Old World
3. Song For Dying
4. Galadriel
5. Mockingbird
6. Vanessa Simmons
7. Ball And Chain
8. Lady Loves

이른바 '목가적' 또는 '전원적'인 사운드를 구사했던 바클리 제임스 하베스트는 중후반기의 보다 록적인 사운드로 전환하기 이전까지는 영국적인 향취를 듬뿍 담은 전형적인 브리티시 프로그레시브 밴드였다. <EMI> 산하의 프로그레시브 전문 레이블인 <하베스트(Harvest)> 소속 시절의 앨범들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잘 나타나 있는데, 풍부한 오케스트레이션과 관악기, 그리고 멜로트론의 사운드는 밴드 초기의 트레이드마크를 이루던 요소들이었다. 하지만 여타 서정파 심포닉 그룹들과의 명확한 차이점은, 이들의 음악에는 마치 포근한 봄날의 아침 안개와 같은 기운이 서려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건 분명 햇살 가득한 한낮도 별빛 반짝이는 밤도 아니다. 멤버들의 개인기는 그다지 뛰어나다고 할 수 없는 정도이지만 그들의 어우러짐은 가장 은은한 아름다움이 되어 퍼진다. 그리고 두 번째 앨범인 이 작품에서 그러한 요소들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후에 에니드(The Enid)를 결성하는 로버트 존 갓프리(Robert John Godfrey)가 앨범의 오케스트레이션을 담당했으며, 여덟 곡의 수록곡들이 지니는 서정성의 농도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이들의 초기 걸작인 대곡 She said의 멜로트론 사운드와 수백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명곡 Mocking bird에서의 브라스, 스트링, 기타, 드럼의 급박한 질주가 빚어내는 카타르시스의 양은 무한으로 치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