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1

1. Ecstasy Of Gold, The
2. Call Of Ktulu, The
3. Master Of Puppets
4. Of Wolf And Man
5. Thing That Should Not Be, The
6. Fuel
7. Memory Remains, The
8. No Leaf Clover
9. Hero Of The Day
10. Devil's Dance
11. Bleeding Me

 

CD2

1. Nothing Else Matters
2. Until It Sleeps
3. For Whom The Bell Tolls
4. Minus Human
5. Wherever I May Roam
6. Outlaw Torn, The
7. Sad But True
8. One
9. Enter Sandman
10. Battery

 

사실 Metallica의 새 앨범이 심포니와의 협연이 될 것이라는 소문은 올해 중반 이후부터 인터넷 사이트등을 통해 심심치 않게 나돌기 시작했다. 내심 팬들은 메탈리카와 심포니의 협연을 별로 탐탁치 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Load, Reload의 변화를 지금까지도 그다지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팬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우리는 그 사실을 새삼 이 자리에서 논할 필요도 없다. 그런 그들에게 '심포니'라는 단어 자체는 '이제 메탈리카도 완전히 맛이 갔군' 뭐 그런식의 자조적 반응을 이끌어 내기에 별 무리가 없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앨범 발매 이전 드러머 라스의 인터뷰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난 메탈리카의 앨범에서 심포니라는 단어를 봤을 때 사람들의 얼굴 표정이 어떻게 변할지 보고 싶어 죽을 지경이군요.' 이미 그들은 많은 팬들이 이 앨범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것이라는 알고 있었다. 그 말을 거꾸로 해석해 보자면 라스, 아니 메탈리카는 어떤 변화를 그들이 추구하건 간에 그러한 의구심을 한 방에 날려버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아니었을까? 앨범의 내용물들은 그러한 자신감이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를 잘 보여준다.

5집 Black Album의 성공 이후, 90녀대 메탈리카의 주된 음악적 화두는 '변화와 자유'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겠다. 80년대 초반 스래쉬라는 장르를 만들어 나갔던 그들은 90년대에 들어 급진적으로 분쇄되는 음악적 환경하에서 그들 나름대로의 적응과 변화, 그리고 실험을 계속해 왔다. 그러는 가운데 그들의 90년대 음악적 유연성은 80년대의 그들과의 스스로의 차별화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라이브 앨범 S & M은 메탈리카가 그 갖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계속해온 실험의 20세기 결정판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시도가 결실을 맺기까지는 메탈리카 자신들의 의지만큼이나 Michael Kamen의 도움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Nothing Else Matters에서 메탈리카와 공동 작업을 한 적이 있는 그는 락계에서 꽤나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앨범 내지의 글에서 메탈리카의 음악을 심포니와 협연을 서로 다른 음악 세계의 벽을 허무는 작업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의 의도는 적확하게 앨범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첫 곡 The Call of the Klutu는 이미 원작 자체가 워낙 대곡 취향이며 또한 심포니와 어울리는데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일종의 Warm Up식으로 매탈리카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는 이 작품을 소화해 내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곡인 Master of Puppets이다. '과연 이 곡을 어떤식으로 소화해 낼 것인가라?'는 의문…… 청자마다 개인적 취향이 다르므로 판단은 개개인에게 맡기지만 이 정도면 후한 점수를 줘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드는 점은 메탈리카는 심포니와의 협연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는 음악적 양보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심포니와의 훌룡한 조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Sweetning이라는 것이 이번 메탈리카의 음악에서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여전히 '질주'하는 메탈리카인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연주도 하등의 어색함 없이 이 앨범의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 당당히 자기 소리를 낸다. 그들의 연주는 때로는 메탈리카의 연주와 조화를 이루다가도, 때로는 메탈리카의 주 선율에 대비대는 선율을 웅장하게 뽑아내며 빈 자리를 아주 꽉 차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메탈리카와의 음악적 화학 작용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다.

Master of Puppets가 끝나갈 정도면 이미 메탈리카와 심포니를 구별하는 것이 이 앨범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사실 처음 이 앨범을 들을때는 메탈리카와 심포니의 소리가 청자의 귀에서 따로 놀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만틈 청자가 그 협연 사실 자체를 너무나 명확하게 사전 인지한 상태에서 음악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앨범을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청취할 것을 강력히 권하고 싶다. 그 자연스러움을 귀로 느끼는 위해서는, 청자가 서로 다른 두 쟝르의 음악이 빚어낼 지도 모르는 어색함이나 긴장감에 대한 사전 강박 관념을 제거하고 음악을 있는 그대로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앨범 자체의 수록곡들은 메탈리카의 20년에 걸친 역사를 잘 정리하고 있는 알찬 선곡이라고 할 수 있다. 일종의 Best 형식인데 아무래도 Black Album이후의 수록곡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총 21곡의 곡 중에서 Justice 이전의 곡들이 좀 너무 적다는 것이(총 6곡이다) 아쉽기는 하지만 Justice 이후의 카탈로그만으로 그들의 라이브 레퍼토리를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양질의 곡이 많은 메탈리카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앞서 말한 Master of Puppets부터 Battery, One, Enter Sandman, Until It Sleep, Fuel등 그들의 후반기 중요 작품은 거의 모두 수록되어 있다. 신곡도 두 곡 실려 있는데 CD 1에는 No Leaf Clover가, CD 2에는 - Human이 그 곡들이다. 이 협연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어서 그런지 훨씬 협연의 일체감이 살아 있는 곡들이다. 후일 이 곡들을 메탈리카만의 스튜디오 버전으로 들어볼 수 있다면 어떨가 할 정도로 완성도 자체는 뛰어난 곡들이다. No Leaf Clover는 비장미가 넘쳐 흐르는 곡 구성이라면 - Human은 그에 비해 더 직선적인 느낌을 주는 넘버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앨범은 뚜렷한 하이라이트를 논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커다란 하나의 흐름으로 버무려져 있다. 어느 한 곡을 집어내서 감상하기 보다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 앨범을 감상하기를 권한다.

앨범의 라이브로서의 녹음 상태라든가 생동감 또한 우수하다. 일단 메탈리카의 라이브는 명성 그대로이니 걱정 자체가 사실 필요 없는 것이며, 녹음 상태 역시 이전의 라이브 앨범 Live Shit : Binge & Purge에 못지 않는 양질의 음을 들려준다. 관중들의 반응도 여전히 뜨겁고 메탈리카 멤버들도 이 공연을 즐기고 있음이 멤버들의 멘트나 연주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라스는 인터뷰에서 이 앨범 이후로는 1년간에 걸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움직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Load의 발표 이후 그들은 끊임없는 투어, Reload, Garage Inc., S & M의 잇다른 앨범 발표 등등 무척이나 바쁘게 지냈던 것으로 보인다. 다시 돌아올 메탈리카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면서 이 앨범을 듣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