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백(Intro)
2. 다시 일어섭니다
3. 사명
4. Follow me(베드로의 노래)
5. 사도
6. 팔복
7. Promise
8. 그 이름 내 안에
9. 모든 것 되시니
10. 사명(중국어)
11. 사모곡
12. 다시 일어섭니다 MR



"사명"의 원 가창자로 알려진 동방현주의 이번 앨범은 "사명"의 작곡자 이권희가 프로듀서로 함께 한 동방현주 2집은 그동안의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변함없는, 그러나 훨씬 깊이 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작품이다. 한 곡이 히트하면 단시간에 여러 가수와 앨범에 리메이크 되는 국내 CCM계의 특성 가운데에서도 비교적 원곡의 오리지널리티를 간직할 수 있었던 것은 성악을 전공했던 동방현주의 정체성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 CCM계에 성악을 전공한 여성 보컬은 송정미를 비롯해 남궁송옥, 장윤영 등 저마다의 개성과 인지도 때문에 자칫 동방현주의 색깔은 변별력이 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앞에 거론한 가수들과는 분명 다른 포지셔닝을 하고 있음을 확언할 수 있는 이유는 그녀의 대표곡 "사명"과 이번 앨범 전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명"이 단순히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불렸기 때문이 아니다. 국악의 옷을 입은 곡 위에 서양의 클래시컬한 발성을 거의 그대로 얹혔을 때 예상될 수 있는 이질감을 뛰어넘어 한층 진한 감성을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가수의 능력이다. 더불어 이번 앨범 역시 동방현주만의 색깔을 잘 살렸다고 할 만한 요소들이 곡마다 깨알같이 숨어있다. 분명 성악 본연의 느낌을 살리고 있지만 이권희의 대중적인 멜로디에도, 홍대진의 진보적인 편곡에도 잘 어우러지는 것은 여타의 여가수들에게는 찾기 힘들었던 부분이며, 그녀만의 능력이라 할 수 있겠다. 직접 가사를 쓴 "다시 일어섭니다"와 같은 곡은 가수 본인의 고백이기도 하지만, 광야와 같은 척박한 삶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자녀,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것이 힘에 겨운 현대의 크리스천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와 같은 노래다.

어려운 음반 시장상황과는 별개로 쏟아지듯 나오는 앨범들 가운데, 동방현주의 정규앨범은 평소 음반을 사서 듣는 것이 익숙지 않았던 젊은 층 뿐만 아니라, 들을 음악 없다며 찬송가만 듣는 장년층에까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는 오래간만에 만나는 좋은 작품이다.
송재호 (CCM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