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Wallpaper For The Soul
2. Times
3. The Other Side
4. Separate Ways
5. Get Yourself Ways
6. Get Yourself Together
7. Happy End Fun Fair
8. Soul Deep
9. Open Book
10. The Train
11. Don`t Look Below
12. Menories Of The Past

 

 2002년 신보이자 두 번째 정규 앨범인 [Wallpaper for the Soul]은 챔버팝의 일렉트로닉한 재현이라 할 수 있다. 우선 관현악 편성에 있어서도 실내악(chamber orchestra)이라기엔 매우 센슈얼하고 바로크적인 서사적 구조를 취한다. 하지만 특별히 전위적이거나 작정한 음습함을 담기 위한 서사는 아니다. 걸 그룹의 `구루` 필 스펙터(Phil Spector)가 그랬듯이 균등한 프로포션으로 중첩된 사운드를 통해 다채롭고 화사한 무드를 조성한다. 특히 복고적이라는 점을 빼면 이는 챔버팝의 고전적(?) 공식이다. 중요한 것은 전작에서는 `가미했다` 싶은 일렉트로니카를 아주 적극적이고도 전면적으로 운용한다는 것이다. 거기엔 1980년대의 신스팝의 감성은 물론이고 1990년대의 엠비언트 테크노, 드럼 앤 베이스 등의 스타일의 잔향들이 묻어 있다. 이를 전형적인 팝의 틀 안에서 유기적으로 화합, `일렉트로 오케스트럴 팝(electro-orchestral pop)`으로서의 새로운 팝의 영역을 모색한다.

"Wallpaper for the Soul"은 몽환적인 신서사이저의 스펙트럼에서 브레이크 비트의 질주와 아련한 현악 섹션의 하모니로 이어지는 드림팝으로 바야흐로 챔버팝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타히티 80의 야심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곡이다. 1980년대 초 미국 TV 드라마 메인 타이틀(`미녀 삼총사`나 `사랑의 유람선`을 상기하시라)을 듣는듯한 복고적인 현악 인트로가 인상적인 "1,000 Times", "Soul Deep"과 거기에 싸이키델릭 록이나 알앤비, 소울의 성숙함을 곁들인 "The Other Side"는 챔버팝이라는 장르가 얼마나 다채롭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감각적으로 증명한다. 뉴 오더를 향수케 하는 신서사이저 루프와 경쾌한 트럼펫이 화사한 "Separate Ways"와 노이지하면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전자음의 향연을 들려주는 "Fun Fair"역시 마찬가지. 도브즈(Doves)와 엘리엇 스미스(Elliot Smith)로 부터의 영향을 감지할 수 있는 "Get Yourself Together", "Open Book"이나 루츠 록의 풀내음이 가득한 "Happy End"도 빼놓을 수 없다.